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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120 롬2장 '네 자신은' 본문
오늘 말씀을 거듭 읽으며 느낀다. 로마서는 똑똑한 바울이 책상 머리에 앉아서 연역적으로 써 내려간 죽은 신학이 아니라, 선교사 바울이 구체적인 선교 현장에서 체득한 깨달음을 기술한 생생한 신학으로 그 자체 고백이며 간증이고 선포이다.
바울은 로마로 대변되는 광범위한 세속 사회에 관심을 두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을 향해 막연하게 외치지는 않는다. 그의 메시지를 듣고 있는 주 대상은 로마를 비롯하여 세상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다. 얼핏,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9, 10)라는 표현이 유대인들에게 우선적 특권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방점은 뒤 즉 ‘헬라인’에게 가 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자칫 순서적 의미로 느껴질 수 있는 다른 번역들보다 ‘새번역’이 적절하다. “먼저 유대 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 사람에게 이르기까지”
악행이든 선행이든, 그 행한 자가 유대인이든 헬라인이든 그에 따른 결과는 동일하게 주어진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아니하”시기 때문이다(11). 유대인들이 율법을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이방인들은 하나님이 주신 “양심이 증거가 되어”(15) 설사 “율법이 없어도 자기가 자기에게 율법이 되”(14)는 것이다. 바울의 복음을 줄이고 줄이면 ‘예수 그리스도’, 즉 예수 복음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는 창조주 하나님을 쉽게 생략하거나, 유대 민족의 역사와 문화 속에 함께 하신 하나님만을 강조하여,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 이름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을 차별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본 장 후반부로 가면서는 무게 중심이 이방인에게서 유대인에게로 넘어가지만, 그것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더욱 그런 것이다(17-29). 율법의 대표적 상징인 “할례” 문제를 제기하며 “표면적 육신의 할례가”(28)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에 행하는 할례가 중요하다고 선언한다. 오늘로 치면, ‘세례 받았다고 전부가 아니다’는 말일 수 있으니 참으로 도전적이고 혁명적인 발언이다.
바울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지만 동시에 겸허히 무릎 꿇게 만든다. 오늘날도 세계 곳곳 다른 문화, 다른 역사와 전통 속에서 양심 따라 나름의 진리의 길을 가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바울의 눈으로 보지 아니하면 선교도 그 무엇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나님 앞에 세상 앞에 겸허하면서도 진실하고 뜨거운 선교 열정이 필요하다.
기독교인이라 불리고 목사라 불리는 네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17, 21) 종일 바울의 음성이 내 귓전을 떠나지 않는다. “주여, 이 땅에 사는 날 동안 마음을 넓혀 사람을 배우고 세상을 배우고 하나님을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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