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바람 하늘 바람

말씀일기 120118 수24장 '세 번의 대답' 본문

말씀일기

말씀일기 120118 수24장 '세 번의 대답'

유럽의 바람 2012. 1. 19. 06:23

 

죽음을 앞에 둔 이의 말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 더구나 그 말을 뒷받침할 만한 삶의 흔적까지 따라 줄 때는 그 감화력이 더욱 크다. “온전함과 진실함으로…여호와만 섬기라…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14-15)는 여호수아의 결연한 자기 고백이 담긴 마지막 당부 앞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결단코 여호와만을 섬기겠노라고 굳게 굳게 다짐한다.

 

얼핏 보면, 참 멋진 장면 같아 보이지만 내 눈에는 다른 것들이 더 크게 보인다. 이스라엘의 현실(23)과 미래를 보며 노인 여호수아의 걱정이 얼마나 컸던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가 아브라함 시절부터 훑으며 하나님의 거듭된 도우심을 강조하는 것은 역으로 이스라엘을 향한 자신의 못미더움의 반증이 아닐까? 그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여호와만을 섬기라고 거듭 당부하고, 이스라엘은 세 번에 걸쳐 대답하는데(16, 21, 24), 이것은 마치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사건을 연상케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지만, 왠지 불안하다. 내 생각에 그들의 다짐은-“다른 신들을 섬기기를 하지 아니하오리니”(16), “섬기겠나이다”(21), “청종하리이다”(24)-모두 미래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들이 독자인 나를 믿을 만하게 하려면, “지금까지도 여호와만을 섬기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혹은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슬그머니 섬겨오던 이방신들을 지금 당장 치워버리겠나이다뭐 이런 식으로 대답했어야 하지 않을까?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너희들이 스스로 증인이 되었다고 하고(22), 그것으로도 미덥지 않아 모든 말씀을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하고 상수리 나무 아래 큰 돌을 세우고는 “이 돌이 들었음이니…이 돌이 증거가 되리라”(27) 한다. 이 돌 앞에서 언약식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며 난 왜 바람기 많은 남자가 여자 앞에서 내가 앞으로 딴 여자 만나면 내 손에 장을 지져라고 큰 소리치는 것 같이 느껴질까?

 

삼대 부자 없다 하듯 삼대 신앙도 매우 어려운 것임을 보여주는 이스라엘 역사. 나 비록 당대 신앙이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것은 바로 내 자식의 자식들이 삼대째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나 스스로에게 적용해도 오늘 나의 믿음이 3일 정도도 자동으로 연속되지 않는다는 것. 아니, 뜨거운 눈물 쏟으며 목사로 임직하던 날, 식이 끝나고 바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엉뚱하게 시비가 붙어 큰 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니, 내 믿음의 연속이 단 세 시간도 쉽지 않다는 거다. “약할 때 강함 되시네. 나의 보배가 되신 주, 주 나의 모든 것~ 예수 어린 양 존귀한 이름”, 자꾸 불러본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