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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30207 욥20장 ‘신령 노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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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30207 욥20장 ‘신령 노름’

유럽의 바람 2013. 2. 8. 09:00

욥과 친구들과의 논쟁은 갈 데까지 간다. 소발은 여전히 인과응보의 관점을 이어가며 악인의 급속하고도 확실한 패망을 주장하는데, 그게 지혜의 영이 자신에게 직접 가르쳐 준 것이라고 한다. ...깨닫게 하는 영이 내게 대답할 말을 일러 주었다“(3, 새번역).

 

이건 마치 , 네가 그 고생하는 것은 다 네 죄악 때문이야. 성령께서 내게 확실히 보여주셨어라고 떠드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소발의 진실은 결국 둘 중의 하나이다. 영적 권위를 빌미로 사실상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있거나, 아니면, 실제 그를 지배하는 영이 무지와 교만의 영이거나.

 

어느 쪽이 더 문제일까? 후자가 더 큰 문제 아닐까? 전자는 자신이 신령한 척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돌아올 기회라도 있겠지만, 후자는 잡령이나 악령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자신이 마냥 거룩하고 경건한 줄 알고 살아갈 테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간단히 이분법으로만 생각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나 자신도, 전자나 후자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다고, 늘 그렇다고 자신할 수 없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신령 욕망과 그 섣부른 표현인 신령 노름을 직시하지 않으면, 나는 얼마든지 하나님의 이름, 거룩의 이름으로 나를 속이고, 타인들을 혼돈케 하고, 상처를 줄 수 있다.

 

거기다 사랑이라는 이름까지 덧붙여지면, 더욱 골치 아프게 된다. 어쩌면 욥의 친구들도, 나름으로는 욥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토록 집요하게, 의로운 자를 상주시고 불의한 자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설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령한 척 하기 보다는 한 사람의 따뜻한 인간으로 살아가려고 애쓰셨던 예수, 그래서 마침내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 그 이야말로 하나님의 아들이셨음을 진정 깨닫게 되고, 마음으로 그 앞에 무릎을 꿇게 되나 보다.

 

신령 욕망, 신령 노름을 내려 놓고, 한 인간으로 인생을 정직하게 직면하여 씨름할 때, 오히려 내 안의 하나님 형상은 더욱 분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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