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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30206 욥19장 ‘낯선 사람’ 본문
아내, 자식, 친척, 종들까지 모두다 욥을 “낯선 사람”(13, 15)으로 대한다. 친구들만이라도 기댈 언덕이 되면 좋으련만, 그들까지도.
욥처럼 처절한 고통 상황에 있지 않더라도, 낯선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나는 11년 째 타국살이 하면서 충분히 느낀다.
사람은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과 함께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면,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견뎌낼 수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도, 그 가운데 혼자만 ‘낯선 사람’이라 생각되면 견디기가 힘들 것이다.
욥은 육체의 고통뿐만 아니라, 영혼의 깊은 고독과 이중 삼중의 싸움을 하고 있다. 다행일까? 그는 자신이 ‘낯선 사람’인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한다. 부르짖어도 응답이 없고, 도움을 구해도 정의는 온데 간데 없고(7), 하나님께서 더 그렇게 만들고 계시는 것 같다고.
그러나, 욥은 바로 그 절대 고독의 자리에서 역설적인 희망을 노래한다. 육체의 죽음이 끝이라고 여기는 욥이지만, 육체가 다 썩은 다음에라도 그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겠노라고 선언한다. “낯선 사람처럼 하지 않”(27)고 반드시 눈으로 하나님을 보겠다고 한다.
하나님은 낯설게 대해도 나는 결코 하나님을 놓치지 않겠노라는 희망의 몸부림 때문에, 절망의 끝에서 “대속자“(25)를 찾는 그 간절함 때문에 예수께서 오셔야 했나 보다. ‘낯선 사람‘ 되지 않도록 ‘친구‘가 되어 주셨나 보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15:13).
독일 땅에서 내가 아무리 오래 살아도 결국은 독일인들에겐 ‘낯선 사람‘(Fremder)일 텐데, 주님이 내 친구가 되어 주셨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내가 주님처럼 거꾸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기를 꿈꾸며, 허영과 교만이 아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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