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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316 고전13장 ‘사랑은 동사형’ 본문
고린도 교회 사람들이 방언과 예언과 지식에 능했다면, 바울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주의를 집중시킨다.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13)이다. 그리고 바울이 묘사하는 사랑은 ‘현재 진행형 동사’ 이다. 이것은 습관이 되고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점차 깊이 스며든 행동들과 태도들을 나타낸다(데이비드 프라이어, 『고린도전서 강해』에서 인용).
과연 바울은 제대로 짚었다. 사랑은 정태적인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움직임 첫 번째도 마지막도 참는 것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모든 것을 견디느니라”(4, 7). 그리고 그 참음은 무엇보다도 인간 관계 속에서의 참음을 말할 것이고, 이하 사랑을 묘사하는 모든 동사들이 다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사랑은 ‘온전한 관계를 위한 자기 드림’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6)라는 표현도, 불의함 속에 아파하는 사람들 편이 되어 주는 것이야말로 참 진리와 함께 기뻐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읽어야만 할 것이다.
바울의 사랑론을 고린도교회의 상황과 관련하여 이해해야 하듯이, 사랑의 동사들은 오늘 나의 삶 속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지만 내게는 특히 참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바울도 참으라는 말을 앞 뒤로 반복해서 했나 보다. 아내 말에 따르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잘 참아 주면서, 아내에게만은 잘 참아 주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그저 쉽게 지나가도 될 만한 한 두 마디 말 때문이다. 20년을 함께 살아도 여전히 이런 테마로 이러쿵저러쿵 할 때가 적지 않으니, 도대체 사랑이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 교만한 생각과 함께 다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힘을 내야 한다.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7)는 말씀에서 ‘모든 것’이라는 단어는 내가 천하무적이라는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로 하여금 사랑하게 하신다는 고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사랑하기 위해 끝까지 몸부림칠 수 있다. ‘모든 것’이라는 단어는 그래서 ‘끝까지’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게 되지만, 오직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리라(8). 『사랑하라, 끝까지 사랑하라 Liebe und tu, was du willst』 (‘가난한 자들의 어머니 루드 파우 수녀의 삶과 사랑’을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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