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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315 고전12장 ‘한 우물’ 본문
젊은 시절 나는 팔방미인으로 살려고 꽤나 애를 썼다. 여기에는 “남자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고 하신 아버지의 말씀이 큰 역할을 했다. 물론 이것은 나를 폭넓게 바꾸어 가도록 도운 측면도 많지만 나를 얄팍하게 만든 이유도 되었다. 돌아보면, 나는 몇 차례 가랑이가 찢기는 것 같은 한계 상황에 이르러서야 여기 저기 뻗쳐 있는 나를 잘라내며 정돈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저 몇 가지 일 외에는 크게 관심 두지 않는 소박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것도 내 스스로의 노력이라기 보다는 주변 상황과 시간의 흐름이 나를 그렇게 만든 측면이 많다.
그 세월 속에서 얻은 나의 깨달음이 성경에도 분명하다. “다 사도이겠느냐 다 선지자이겠느냐 다 교사이겠느냐 다 능력을 행하는 자이겠느냐…다 통역하는 자이겠느냐?”(29-30) 각자 다른 은사가 있고 다른 역할과 직분이 있으니(4-5), 누군가와 자꾸 비교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하려다가는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도 중하지만, 한 가지를 계속하며 거기서 날마다 새로움을 맛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도 모든 분야를 다 잘하고 싶어하는 내 욕심은 오늘도 여전한 듯 하니, 그저 기도할 따름이다. 그 욕심이 관심과 애정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한 우물 파는 열정과 뚝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그래, 한 우물이다. 그게 나도 살고 너도 살고 모두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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