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바람 하늘 바람
이철환의 <보물찾기> 중 본문
나는 너의 길이 되고, 너는 나의 길이 된다.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에도 폭죽처럼 터지는 너의 얼굴
나 지금, 꽃 한 송이 등 뒤에 감추고서 너를 만나로 간다, 사랑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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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켜면, 별은 멀어진다.
내 몸에 불을 켰다.
내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내 몸에 불 하나를 켤 때마다
사랑도 하나씩 내 곁을 떠나갔다.
나를 켜면, 사랑도 멀어진다.
나는 이제 캄캄한 어둠이 되었다.
불빛 때문에,
내가 켠 불빛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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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자꾸 부르다 보면 가사는 저절로 외워진다.
좋은 것을 가지려면 가시에도 찔리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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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 새겨진 사랑은 지워지지 않으니까.
사랑은, 아무리 험한 세월도 견뎌 낼 수 있으니까.
누구의 가슴에서도. 오랫동안. 그 모습. 그대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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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에 강아지풀 피어나면,
당신은 내 손을 잡고 말하셨어요.
강아지풀처럼 살 거라고......
아무 곳에나 피어나지만
아무렇게나 살아가지 않는 강아지풀처럼 살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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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를 지켜보던 할머니가 내게 물었습니다.
"....다람쥐가 땅 속에 왜 도토리를 묻어두는 줄 아니?"
"나중에 먹으려고 묻는 거잖아요."
"맞다. 맞아......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란다.....땅에 묻어 두었다가 꺼내서 먹는 도토리도 있지만, 먹지 않고 그대로 두는 도토리도 있단다. 그 놈이 다시 싹을 틔우고 자라야, 그 나무에서 자기 새끼의 새끼의 새끼들이 먹을 도토리가 또다시 열리잖아. 그렇지? 말은 못해도, 짐승들도 사람 못지않게 속이 깊단다. 어찌보면 다람쥐가 사람들보다 낫지. 눈 앞에 뵈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다람쥐가 낫고 말고. 암 낫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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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나하고 형하고 싸우면 할아버지가 말했다.
싸움 잘하는 사람이 힘센 게 아니라고,
아는 게 많은 사람이 힘센 거라고 우리 할아버지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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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마음을 한 곳에만 묶어 두면 안 된다.
줄에 묶여있는 강아지는
줄의 길이만큼만 볼 수 있고,
줄의 길이만큼만 생각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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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은 제 가슴의 크기만큼만 별빛을 담는거라고
....
겉모습만 울창할 뿐, 나의 사랑은 용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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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아이가 예뻤다.
화내는 아이도 예뻤다.
우는 아이도 예뻤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우는 것도
모두 다 우리들 인생이다.
못난이 삼형제 얼굴에는
우리들 인생이 담겨 있었다.
못난이 삼형제가 사랑받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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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나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려 했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했다. 그래서 내 가슴은 민들레 한 포기 피워낼 수 없었다. 나비 한 마리, 아픈 세상으로 날려 보낼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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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네가 말했잖아.
사랑은 상대방의 어둠까지 안아 주는 거라고......
사랑은 발이 없어서, 안아 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발자국도 걸어갈 수 없다고......
너 없으면 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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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이 늘 문제입니다.
내가 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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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감자꽃이다. 맛있는 건 모두 다 땅 속에 있는 동글동글한 자식들에게 나눠 주고 여름 땡볕에 노랗게 시들어가는 하얀 감자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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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 부릅뜨고 살아가지만,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작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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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언젠가 아빠가 말했었잖아. 부모는 자식을 위해 색종이가 될 수 있다고, 자기 몸을 찢어서 노랑나비가 되고, 해바라기가 되고, 산타클로스가 되어 주는 그런 색종이가 될 수 있다고...... 아빠의 사랑을 잊지 않을게. 꽃이 피는 날에도, 꽃이 지는 날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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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짜리 동전을 넣을 때도, 오백원 짜리 동전을 넣을 때도, 헌금 주머니에서는 짤랑 짤랑 동전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헌금 주머니 안에는 푹신푹신한 솜뭉치가 하나 가득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전을 넣으며 민망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목사님이 몰래 넣어 놓은 솜뭉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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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익은 감을 따 먹으라고 슬그머니 가지를 내려주는 감나무가 나의 선생님이었다. 3일 동안 하늘을 날기 위해 4년이 넘도록 어두운 물 속 생활을 견뎌내는 장수잠자리가 나의 선생님이었다. ........
기쁨도...... 슬픔도..... 모두 나의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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