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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06 끙끙거리며...

유럽의 바람 2007. 5. 9. 19:26
 

2004년 10월 6일(수) 흐림

 

지난 주간 청년수련회는 너무 좋았다.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청년들이 자랑스럽다.

너무 좋으니 반대 급부도 있어야 겠지. 수련회 끝나는 날부터 내게 찾아온 감기조차도 감사하자. 이제 또 내일부터 여신도회 수련회이니 하나님이 새 힘을 주시겠지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아직도 몸이 말을 안 듣지만... 콧물, 기침이 아직도 심하다. 겨우 몸을 일으켜 컴 앞에 앉았다.


오전 내내 침대에서 끙끙거리며 성경과 독일어 사전을 붙들고 뒤척였다. 몸이 말을 안들으니...Ich habe mir eine Erkaeltung zugezogen. 사전들고 씨를 하다 하나 건진 말이다. 오늘 사전 공부는 귀한 것을 몇가지 내게 가르쳐 주었다. 미사 Messe라는 단어와 칼 Messer라는 단어의 유사성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거룩한 ‘예배’와 피를 연상시키는 ‘칼’이 같은 어근을 갖는다는 게 신기했다. 그렇지. 내 영의 부피를 측정(messen)하여 불필요한 부분을 칼로 잘라내는 게 진정한 ‘미사’가 아닐까? 그렇지. 말씀의 검 앞에서 내 영혼의 정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이 바로 ‘예배’이구나! 기특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또 하나 물론 영어사전도 참고해봐야 겠는데, 그 Gift 라는 단어다. 은총 혹은 선물이라는 뜻인데, 독일어 사전에 보니까 1)은총, 선물 2)(원래는) 독, 독약이라고 적혀 있다. 은총(선물)과 독약은 거의 정반대 개념 아닌가. 그런데 원래는 Gift 가 독약이었다니. 쉽게 이해 가지 않았다. 그저 최고가 최악이 될 수 있다는... 그러니까 양약이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이 최고의 양약이지만, 자칫 우리 신앙생활에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행함을 무시하는 소극적, 회피적 신앙자세 등-생각이 스쳐갔다.


몸이 아프니 사전 붙들고 터무니없는 생각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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