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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17 그렇게 우리의 생은...

유럽의 바람 2007. 5. 9. 19:34
 

2005년 2월 17일(흐림)


1년 이상 계속 논의되어 오던....

내가 섬기던 함부르크 한인교회와, 파트너 교회 새한인교회가 마침내

한 교회로 통합하기로 양교회 동시 비밀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되었다.


벌써 수요기도회는 같이 드리기 시작했고

3월 첫주부터는 주일예배도 같이 드리게 된다.

3월 27일 부활주일은 만천하에 우리가 하나되었음을 알리는 통합 감사예배를 드리게 된다.


통합을 결정하는 과정도 어려웠지만,

실제 싸움은 이제부터인 것 같다.

벌써부터 전쟁은 시작되는 것 같다.


하지만 큰 결정을 내오기까지 진을 많이 뺐나보다.

그냥 힘이 쭉 빠져 며칠을 지내고 있다.

마치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의 그 허전함처럼...


그러나 첫 공연이 끝났을 뿐이지,

이제 마라톤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힘을 내야 한다.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한다.

교회 새로 개척한 것 보다도 더 큰 열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혜'가 필요하다.

순간 순간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두 교회는 워낙에 한 교회였던 공동체이지만,

그러나 실제 15년 사이에 지금은 생각과 시스템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갖고 있는 교회이다.

그거 모르고 통합하자고 한 것 아니지만,

이제 그 차이를 하나씩 경험해가야 한다.


통합 안하고 가만히 있었으면 편안할 것을 생각이 들기도 한다.

허나 역사는 없겠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 한인교회들의 역사도 거듭되는 분열의 역사였음을 가슴아파하며,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새 역사를 쓴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여기서 지쳐 쓰러져서는 안된다.

이제 길은 하나다.

힘들어도 짜증나도, 너무 황당하더라도,

끊임없이 '하나되게 하시는 님', 하나님의 역사에 한 도구로 쓰임받는 것에 그저 감사하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겠지. 


개인적으로도 내 삶에 새로운 긴장과 활력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 많은 것을 배우는, 특히 인간을 더 깊게 이해하는 또 하나의 훈련의 장이 되겠지.

그렇게 우리의 생은 흘러가나보다.

그리고는 또 다른 자리에서 또 다른 공연을 시작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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