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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103 수11장 '약속의 땅의 현실' 본문
“여호수아가 그 모든 왕들과 싸운 지가 오랫동안이라. …그 온 땅을 점령하여 지파의 구분에 따라 주매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18, 23).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마침내 이루어지기까지 최소 600-700여 년 이상 오래 걸렸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들어와서도 그 약속된 복을 구체적으로 얻는 데는 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특히 약속의 땅 현지에서는 치열한 싸움을 싸우고 또 싸워야 했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라 했던가? 정작 가나안에 들어와서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 많은 왕들이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대적했던 것 보면, 신앙의 경지, 절정을 향해 갈수록 싸워 물리쳐야 할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인가 보다. 그래서일까? 아내가 맘에 들었다고 하는 그 구절 나도 너무 좋다.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
요즘 여호수아 말씀을 읽으면서는 특히 민해, 민주가 맘에 많이 걸렸다. 왕들의 목을 발로 밟았다든지, 칼로 쳐 죽였다 라든지, “진멸”했다는 구절들이 거듭되는 성경을 읽으며 그것이 비록 이스라엘의 승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표현들이지만, 한참 자라가는 자녀들에게는 너무 살벌한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어서였고, 자칫 하나님이 정복자 이미지로 아이들 가슴에 새겨질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차례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성경 특히 구약 이야기에서 ‘죽였다’하는 것은 실제 우리가 사람을 칼로 총으로 죽이는 것으로만 이해하지 말고, 악의 뿌리를 제거했다는 뜻이라며. 너무 문자적으로만 이해하면 안 된다고.
그런데 오늘은 둘째 녀석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어쩌면 성경을 진지하게 읽어간다면 반드시 나올 수 밖에 없는 질문을 던졌다. “왜 하나님은 이스라엘만 사랑하냐?”고. 그 함락당한 성들, 그 죽임 당한 수 많은 사람들은 그럼 다 뭐냐고.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니냐는 그런 이야기다. 나는 이것이 또 기회다 싶어서, 이리저리 떠돌던 이스라엘이 약한 자들이었기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 했고 그 과정에 자신들을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고백하게 된 것이 성경이라며 성경이 형성된 과정들(사건-전승-기록-편집 등)도 설명하고, 싸워서 이겨야 살 수 밖에 없었던 구약시대의 사회상도 설명해 주고, 결국 하나님의 사랑은 막연한 일반적 사랑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한 개인 혹은 한 공동체가 경험적으로 고백하는 사랑일 수 밖에 없다는, 하나님의 사랑은 그러므로 어찌 보면 약자를 편애하시는 사랑이고 바로 그 편애를 통해 하나님은 역으로 진정한 공의와 사랑을 이루어가신다고 설명했다. 가려운 데를 확실히 긁어 주기에는 아들에게도 나에게도 시간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또 들면서.
성경을 내 입 맛대로 빼고 넣고 바꾸고 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할진대, 말씀 사역자인 나로서는 하나님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한참 호기심 많고 또한 과학적 합리적 사고를 배워가는 자녀들, 젊은이들에게 복음의 진수를 더 분명히 하면서도 쉽고 이해할 만하게 설명해 주고 가르쳐 줄 수 있는, 진정한 영적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선교 대상국에서 선교하는 국가가 된, 그것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교를 많이 한다고 자랑하는 우리 한국 교회가 이런 실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나 생각해 보면, 가슴이 많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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