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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1021 신10장 '처음처럼' 본문
신영복 교수의 서화 에세이집 “처음처럼”이 떠 오른다. 아마도 ‘처음처럼’이라는 소주 병에 쓰여진 글씨도 바로 이 분의 친필일 것이다. 신명기 9장에서는 하나님께서 목이 곧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참지 못하시고, “내 이 놈들을 완전 멸하겠노라” 그러니 “나를 막지 말라”(신9:14) 하시며 마치 당장 손을 보시려고 두 팔을 걷어 붙이시는 것 같은 모습을 만나게 된다. 반면, 모세는 오히려 그 분노의 하나님을 “좀 참으시죠” 하면서 말리고 진정시켜서 이스라엘이 멸망 당하지 않도록 애쓴 장본인으로 등장한다. 마치 큰 형님의 대 분노를 여러 아우들을 생각하는 둘째 형님이 사정 사정해서 겨우 진정시킨 것 같은 모습이어서, 얼핏 큰 형님보다 둘째 형님이 더 너그럽고 통이 큰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오늘의 말씀, 신명기 10장을 이어서 보게 될 때, 모세의 설교의 진수를 보게 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 사랑의 진수를 보게 된다.
모세는 본 장에서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그 끈질긴 사랑을 말해 주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십계명 두 돌판을 ‘처음처럼’ 다시 써 주시는 사건을 통해서이다: “처음과 같은”(1), “처음 판에 쓴 말”(2), “처음 것과 같은”(3), “처음과 같이”(4).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막아 섰기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심판을 모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오히려 자신은 “스스로 부패”(신9:12)한 이스라엘 백성들로 인해서 십계명 두 돌판을 던져 깨뜨려 버렸지만(신9:16-17),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두 돌판을 준비하게 하시고 다시 ‘처음처럼’ 그 돌판에 생명 말씀을 새겨 주셨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내내 거역했지만, 하나님은 끝까지 그 사랑을 거두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그분의 사랑과 생명의 메시지는 끝까지 '처음처럼'이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주신 십계명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속박이 아니라, 바로 사랑이다. 그것도 변함 없이 끈질긴 아버지의 사랑이다. 오늘도 나는 불평하는 일꾼처럼 하나님 앞에 서지만, 하나님은 내가 당신의 아들로서 참 행복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13) 끝까지 사랑의 충고를 아끼지 아니하는 아버지로 다가 오신다. 언제나 ‘처음처럼.’ 나의 기업이신 아버지 하나님(9), 아버지의 말씀 제 귀에 늘 들려 주옵소서. 아버지 말씀 내 어깨에 메어 주옵소서(8). 말씀 듣고, 말씀 받들고 섬기며 가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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