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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822 민15장 “향기로운 화제” 본문
민15장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늘 기억하며 그 분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데 필요한 3대 상징을 보여 준다. 내 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인다. 하나는 안식일(32-36)로 시간의 상징이다. 시간 속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옷단 귀에 다는 술(37-41)로 공간의 상징이다. 이것은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향기로운 화제”(10, 14)로 시간과 공간의 종합 상징이자, 후각 상징이다. 요컨대, 안식일과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며 향기로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것이다.
오늘 나는 특히 향기(냄새)라는 단어에 꽂힌다. 꽃에만 향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 나에게서는 어떤 냄새가 나고 있는지…누군가 내게 정직하게 말해 준다면 좋을까? 그러다 혹 충격으로 쓰러지는 것은 아닐지. 내가 싫어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화장하는 일, 그리고 향수 뿌리는 일이다. 화장은 그렇다 치고, 내게 있어 향수뿌리는 일은 마치 안 좋은 나의 냄새를 숨기려는 행위인 것 같고, 그게 이상하게 버무려져 더 심한 악취가 나는 거 아닌가 싶어 꺼려지는 행위이다. 내게 그렇듯이 남들도 향수 뿌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기품이 있고 은은한 향수 냄새를 가끔씩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니다. 왕왕 빈 엘리베이터를 탔는데도 그 안에 여전히 진동하는 고약한 향수 냄새 때문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경험을 하기도 한다.
“향기로운 화제”는 결코 좋은 향을 뿌리고 발라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제사가 아니다. 그것은 그야말로 화제이다. 곡물이든 짐승이든 기름이든 태워서 나는 향인 것이다. 그것을 오늘의 언어로 바꾸면 결국 ‘내면의 향기’가 아닐까? 자기 삶이 다 우러나서 나오는 향기, 하나님은 그 향기를 기대하시고 그 향기를 기뻐하신다. 다시 또 자문하게 된다. 내게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지,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어떤 향기로 드려지고 있는지…
오늘은 점심에 중부지역 목회자들 모임이 있어 민해 민주에게 “아빠가 없으니 알아서 점심을 좀 해 먹으련” 하고 집을 나섰다. 다녀 와서 밥이나 잘 해 먹었나 싶어 살펴 보았더니, 밥솥에 밥을 잘 해 먹은 흔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시키지 않은 빨래까지 잘 해서 건조대에 가지런히 걸어놓은 것 아닌가. ‘기특한 녀석들’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그 널려진 빨래들 속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아들들의 성실과 노력의 향기가 내 코에. 그 향기 속에서 얻는 깨달음 하나. 겨우 떠밀려 하는 일에는 향기가 없다는 거. 자기 자식의 작은 몸짓에도 부모는 큰 향기를 맡는다는 거. 하나님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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