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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711 눅3장 “무엇을 하리이까” 본문
하나님의 말씀은 빈들의 요한에게 임하였다. 이사야의 예언대로 요한은 그 분의 오실 길을 곧게 하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되었다. 그 소리는 매서웠다. 심지어 세례를 받으러 오는 무리들을 향해서 “독사의 자식들”(7)이라고 외친다.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인 것처럼, 심판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선포하며,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한다. 내가 이렇게 담대하게 외칠 수 있을까?
세례 요한의 영적 카리스마는 대단했던 것 같다. 무리들 중에 누구도 “왜 우리를 향해 독설을 퍼붓느냐?”고 항의하지 않고, 도리어 “우리가 무엇을 하리이까?”(10, 13, 14) 하고 질문한다. 요한의 대답은 단순 명료하면서도 구체적이다. 있는 자는 나눠 줄 것이요, 세리는 부과된 만큼만 세금을 거둘 것이요, 군인은 힘으로 위협해서 강탈하지 말고, 책정된 급료에 만족하라고 한다.
분명 이 실천 사항은 모두가 경제적이요 정치적인 것이다. 삶의 구체성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다들 그렇게 ‘부정부패 부조리’ 속에 살아갈 때, 위 아래 주위 사람들 눈치 속에서, 나 혼자 정직한 세리, 양심적인 군인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자가 나누며 사는 게 역으로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회개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 질긴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그러려면 우선은 자신의 부정직과 일그러진 양심을 인정해야 하고, 자신이 상대적으로 부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양심이 하나님께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하나님을 못 만나게 하는 최대의 방패막이가 되는 경우들도 많다. 인간이 “나는 양심껏 살았다”하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살아야 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네 양심이란 것이 또 그렇게 양심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을 부자로 여기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저 사람은 부자 같은데, 그는 자기가 부자가 아니라고, 자기도 나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 세상 한 복판에서 ‘내가 맺어야 할 회개의 열매는 무엇일까?’ 내가 나누어야 할 두벌 옷은 무엇일까? 내가 버려야 할 욕심은 무엇일까? 내가 내려놓아야 할 총칼은 무엇일까? 옆구리에 날 선 도끼의 서늘함을 느끼며 끙끙거리는 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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