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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330 마26장 “말없는 제자” 본문
말씀일기 110330 마26장 “말없는 제자”
제자들은 말이 많았다. 특히 주님을 배반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는, 베드로를 비롯하여 모든 제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경쟁하듯이 외쳤다. “모두 주를 버릴 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33). 하지만 가룟 유다가 안내하는 무리들이 예수를 체포하자 “제자들은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56)했다. “멀찍이 예수를 따라”(58)가던 베드로는 사람들 앞에서 온 몸에 힘을 주어 맹세하고 저주하며 말하고 또 말했다. 자신은 “예수와 함께 있”(69, 71)지 않았다고.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74)고.
앞서서 예수를 팔고, 나서서 칼을 휘두르다가 결국은 도망가고, 온 몸으로 자신이 예수랑 관계 없음을 거듭 말하던 제자들과는 달리 말없는 한 제자를 보게 된다. “귀한 향유 한 옥합을…예수의 머리에 부”은(7) 한 여인. 이 여인은 타이틀 가진 12제자들이 보기에는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9)던 것을 “허비”(8)해 버린 어리석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주님은 이 여인의 행위를 자신의 장례를 위하여 행한 “좋은 일”(10, 12)이라고 말씀하시며,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행한 일도” 기억되리라는 엄청난 말씀까지 덧붙여 주신다(13). 이 여인이 한 말이 아니라, 이 여인의 행한 일이 기억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말 많은 제자들의 모습과 대조되어 더욱 생생하다. 제자들에게 말없던 시간은 오직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들이 졸고 있을 때 뿐이었다.
주를 위해 말없이 헌신하는 것이, 목회자인 내게는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하나님의 스피커 역할을 잘 감당하고자 할 때 그것은 언제나 침묵의 훈련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말없이 가장 많은 말을 해준 이 여 제자처럼, 나도 누군가는 옆에서 “허비”한다고 생각할 만큼 주께 헌신해야 할 텐데, 주님께 다 부어드려야 할 나의 한 옥합 향유는 무엇일까?
나를 위해 한없이 자신을 낭비한 주님의 사랑, 그 십자가 앞에 고개를 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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