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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305 마5장 “눈에 밟히는 말씀들” 본문
말씀일기 110305 마5장 “눈에 밟히는 말씀들”
오늘부터는 가정 경건회 시간 중 토요일만큼은 가족들이 함께 ‘말씀일기’ 일정에 따라 말씀을 읽고 받은 은혜를 나누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따라 말씀-마태복음 5장-이 완전 엄청나다. 한 말씀 조차도 소화하기 어려운 말씀들이 연발 기관총처럼 날아온다. 아내는 아예 고개를 떨구었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한 말씀씩 나누어 보기로 했다.
민주는 13절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이 대목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녀석은, 소금은 짠 맛을 가진 소금이거나 짠 맛이 없다면 이미 소금이 아닌데, “소금이 그 맛을 잃을 수 있는 거냐? 이건 말이 안 된다. 소금 비유는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고 했다. 난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었는데…. 생각의 다양함이란. 어쨌든 나는 ‘그러므로 기독인의 자기 정체성이 드러나야지, 즉 멋진 맛이 나야지 안 그러면 기독인이 아니다. 우리 다 맛나는 사람들이 되자’고 결론지어 주었다. “소금”으로 산다는 게 사실 여기 산상복음에 나오는 수 많은 힘겨운 말씀들 전부를 모아놓은 것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가볍게, 한 마디로.
진지함과 통찰력을 가진 민해는 47절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대목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았고, 나도 장황하게 설명해 주진 않았지만, 얼핏 아내가 그런 말을 했지 싶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커녕 형제들에게도 문안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 나 혼자 말씀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아내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화 한 통도, 홈피에 댓글 한 줄도 관심이고 사랑인데…
아내는 45절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원수 사랑까지는 몰라도 차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되겠지. 아마 아내가 이 본문을 붙들게 된 것은 지키기 힘들어 보이는 수 많은 말씀들을 가능케 하는 하나님의 성품을 묘사한 대목이기에, 그 하나님 사랑의 품에 안기면서 버거운 말씀들로부터 숨을 좀 돌리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른다. 내 맘이 그렇듯이.
나도 민주처럼 13절에 걸렸지만, 조금 뒷 부분이다. “아무 쓸 데 없어…. 사람에게 밟힐 뿐” 그러면서 나는 전혀 다른 뜻이지만, “내 눈에 밟히는 말씀들이 많다”고 말장난을 걸었다. 그러나 단지 말장난만은 아닌 것이, 내가 하나님의 말씀에 밟혀야지, 사람들에게 밟혀서는 곤란하지 않는가.
민주가 한 말을 긍정적으로 적용해 보면 나는 결코 사람들에게 밟힐 수 없다. 물론 나는 애초부터 소금이 아니었고, 그래서 아무 쓸 데 없는 존재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꼭 같은 논리로, 내가 주님의 은혜로 이미 “소금”이 된 것이 분명하다면 그 맛을 다시 잃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맛을 잃어 더 이상 쓸 데 없어 버려지고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일, 그것은 소금에게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밟히고 있다면 이미 나는 소금이 아니니까.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를 먼저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면 희망이 보인다. 하나님이 나를 누구로 생각하시는가를 생각하면 다시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된다. 난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주여, 내 눈에 밟히는 주님의 말씀들로 인하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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