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바람 하늘 바람
말씀일기 110202 창28장 “돌베개” 본문
말씀일기 110202 창28장 “돌베개”
“빛과 그리고 그림자” 패티 김의 노래였던가. 야곱은 이삭의 축복을 받았지만, 형의 미움을 사게 되고 죽음의 위협을 느껴, 결국 몇 날이 몇 십 년이 되고야 말 힘겹고 외로운 나그네길을 떠난다. 순수한 신앙과 종족의 보존이라는 미명이 그의 도망길의 명분이 되고… 따내듯이, 빼앗듯이 얻어낸 축복이 실제로 현실화 되는 데는 그토록 많은 세월, 눈물이 필요했나 보다.
엄마 치마 폭에서 안락하게 지내던 야곱이 들판에서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11) 잠을 청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적어도 야곱은 이 ‘돌베개’ 경험을 통해 어머니의 하나님, 아버지의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의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가 하나님을 만나는 방식은 ‘바벨탑’ 방식이다. 야곱은 끊임없이 자신의 사닥다리를 타고 자기 재주와 꾀로 높은 곳을 향해 오르려는 인간이다. 아마도 ‘사닥다리’의 참 의미를 깨닫기에는 더 많은 인생수업이 그를 기다리고 있나 보다.
큰 아들 민해가 교회 홈페이지에 질문 하나를 올려 놓았다. 질문의 요지는 대략 “왜 아브라함이나 이삭이 잘 못 했는데, 하나님은 아비멜렉한테 야단을 치시는가? 그럼 착하게 살지 말란 말씀인가? 그냥 하나님 믿기만 하면 다 되는건가?”였다. 속으로는 영특한 아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어제 저녁 가정 경건회 시간에 아이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하나님의 은혜와 공평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지만,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시지는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불공평을 통해 공평을 이루신다. 포도원에서 아침부터 하루 종일 일한 사람과 해질녘에 와서 한 시간 정도나 일 한 사람에게 똑같이 하루 일당을 나누어주었던 그 포도원 주인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대충 그런 이야기. 그리고 결론으로, 이스라엘이 약하고 불쌍한 백성이었기에 하나님은 그 민족을 더 사랑하신 것이라고. 그래서 히브리 백성들은 사사건건 하나님이 자기들 편이 되어 주셨다고 고백하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더욱 겸손하게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민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여호와는 약한 자를, 들판의 외로운 나그네를 더 큰 애정으로 돌보시는 하나님이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해서 확인되는 복은 ‘땅과 자손의 확대’(13-14)였는데, 그것은 바로 히브리 민족이 얼마나 작고 연약한 나그네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결코 야곱이 잘 나서가 아니었다. 그는 자기 복의 주인이신 하나님과도 거래하듯 조건부 계약서를 쓰자고 한다(21-22). 정말 정나미 떨어지는 인간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인간을 불쌍히 여기신다. 그의 “돌베개” 머리맡에 찾아오신다. 그리고 신실하게 그 약속을 지켜가신다. 주님, 야곱 같은 나를 사랑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말씀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씀일기 110204 창30장 “여인들의 거래” (0) | 2011.02.05 |
---|---|
말씀일기 110203 창29장 “사랑하는 까닭에” (0) | 2011.02.04 |
말씀일기 110201 창27장 “희극같은 비극, 비극같은 희극” (0) | 2011.02.02 |
말씀일기 110131 창26장 “거기서도 우물을 팠더라” (0) | 2011.02.01 |
말씀일기 110129 창25장 “장자의 명분” (0) | 2011.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