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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30126 욥10장 ‘지금 여기’ 본문
고통이 극에 달한 욥은 하나님을 향하여 불평을 쏟아 놓다가, 이제 남은 날만이라도 좀 안식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르짖는다. 곧 어두운 땅, 다시 돌아오지 못할 땅, 어둠이 빛의 역할을 하는 세계로 가게 될 테니 그 동안 만이라도 자신을 좀 내버려 달라고 한다(20-22).
욥이 묘사한 죽음 이후의 세계는 분명 천국이 아니다. 그에게서는 죽음 이후에 오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다림과 찬양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을 향한 욥의 하소연은 하나님 나라, 즉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믿음과 소망이 없기 때문에 온 것일까?
오히려 반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에게는 오히려, ‘지금 고생하고 있지만 이 세상은 다 헛된 것이고 결국은 죽어서 좋은 곳으로 갈 것’이라고 하는 입에 발린 고백이 없다. 오늘 하루 하루를 진지하게 대면하고 있는 것이다.
부활 신앙이 너무도 소중한 것이지만, 그것이 모든 과정을 생략해도 되는, 문제지 뒷면을 펼치면 금방 보이는 해답지와 같은 것이어선 곤란하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와 있고 또 올 것이지만, ‘오늘’ 그 나라를 맛보기 위하여, ‘오늘’ 그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내일 그 나라가 도래한다 해도 알아보지 못하고 누리지도 못할 것이다.
저 세상에 대한 간절한 소망은 오늘 여기를 등지게 하지 않는다. 그 소망은 ‘지금 여기’(now & here)라는 삶의 자리에 집중하게 한다. 바울은 자신이 “원하는 바는 차라리 몸을 떠나 주와 함께 거하는 그것”(고후5:8)이었지만, 사명을 안고 죽음보다 더한 현실을 온 몸으로 살았다.
주님, 오늘을 건너뛰지 않게 하소서. 오늘 하루가 또 하나의 천국이 되게 하소서.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않게 하시고, 작은 일에 감사하게 하소서. 안식일을 준비한다 하면서 안식을 잃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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