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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612 삼하18장 ‘내 아들 압살롬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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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612 삼하18장 ‘내 아들 압살롬아’

유럽의 바람 2012. 6. 13. 08:20

 

 

“좋은 사람이니 좋은 소식을 가져 오”(27)게 될 것이라 여겼던 다윗의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아히마아스와 그 뒤를 이어서 달려온 구스 사람을 통해 다윗은 가슴 찢어지는 소식을 접한다. 압살롬은 그 자신의 가장 두드러진 자랑거리라 할 수 있는 큰 머리로 인해 나무에 걸리고, 다윗의 명령을 우습게 아는 요압과 그의 졸개들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당했다.

 

내 아들 압살롬아,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다윗의 울음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다. 혹자는 다윗이 이전에 밧세바를 범하고 얻었던 자식이 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냉정하게 울음을 그치고 당연한 자세로 받아들였어야 하는데 잘못 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인간적인 다윗의 모습에 연민이 갈 뿐만 아니라, 원수가 된 아들마저도 다시 안으려 하는 지극한 부성을 보면서 가슴이 저며 온다. 사실, 그게 진짜 아버지 아닌가?

 

물론 다윗이 압살롬의 군사들과 목숨 걸고 싸워야 했던 자신의 병사들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냉정할 필요는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보다 가슴 아픈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으로 인한 가슴 뭉클함이 더 크다. 오늘도 총 칼만 안 들었을 뿐이지, 지극한 반역으로 하나님을 대적하며 사는 인간들을 그래도 끝까지 당신의 자녀로 품으시기 위해 전전긍긍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욱 그렇다. 그리고, 한번 원수는 죽을 때까지 원수로 여기고 맘을 닫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귀한 윤리적 도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비의 마음은 허다한 죄를 덮을 수가 있다. 아비의 마음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 관계로만 보면, 형제도 그 어느 가족도 친척도 쉽사리 코너로 몰아 넣고, 그렇게 계속 밀어붙여 죽일 수도 있다. “내 아들 압살롬아!” 다윗의 통곡 속에서 하나님을 등지고 살던 나를 부르는 아버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내 아들 압살롬아!” 다윗의 눈물 속에서 당신의 온 몸을 통째로 주심으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오늘 우리 또한 용서하며 살아가기를 기도하시는 주님의 눈물의 기도를 볼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

 

내 안의 압살롬, 내 안의 요압 때문에 오늘도 탄식하시는 주여, 그래도 이 못난 자식, 아버지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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