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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406 고후11장 ‘다른 예수, 다른 복음’ 본문
고린도 교인들을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2)한 바울은 그들의 “마음이 그리스도를 향하는 진실함과 깨끗함에서 떠나 부패할까 두려워”(3) 한다. 실제로,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5)이 “다른 예수를 전파”하고, 그로 말미암아 그들이 “다른 영”을 받거나 “다른 복음을 받게” 되었던 것 같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자, 교회를 위한 염려로 날마다 “눌리는 일”(28)을 경험하는 바울은 어리석음 조차도 “용납하라”(1)며 소위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 보다 자신이 못한 것이 없음을 자랑한다. 국적도 족보도 혈통도 자랑한다. 그 누구보다도 열심으로 수고하는 일꾼임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의 자랑은 모두 고난 당한 일들(23-27)이다. “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30).
바울의 두려움에 가슴 아파하던 나는 다른 예수, 다른 영, 다른 복음을 전하고 가르쳤던 그 대단하다는 사도들은 도대체 어떤 이들이었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내가 그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물론 나는 말로는 ‘제국주의적 선교’를 비판하고, 승리주의, 물질 만능주의로 포장된 유사 복음을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내 안에 여전히 꿈틀대고 있는 헛된 욕망, 특히 겉으로 멋지게 드러내고 드러나고 싶은 욕심을 보며 놀라게 된다.
화려하달 것도 없고, 이렇다 하게 내 놓을 것 없는 소박한 선교 목회를 하면서 오히려 나의 내면에서 더 큰 욕망이 자라갈 수도 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다른 예수, 다른 복음’를 전하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성금요일인 오늘, 나는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인 교회를 염려하며, 동시에 내 안의 찌끼,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광명의 천사”(13-14)를 두려워 한다. 그래서 성금요기도회 시간에 따로 설교하지 않고, 교우들과 주님의 십자가 관련 성경 구절들을 함께 읽고 찬송하고 또 읽고 찬송하고, 그렇게 주님 십자가 앞에서, 그 십자가를 가슴에 품고, 그 십자가 안에서 기도하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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