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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310 고전8장 ‘자유의 완성, 사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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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310 고전8장 ‘자유의 완성, 사랑’

유럽의 바람 2012. 3. 11. 12:21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1)

 

바울은 복음이 주는 자유라는 관점에서 우상에게 바쳐졌던 제물은 사실상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우상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즉 신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에 설사 우상에게 바쳐졌다가 시장에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우상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는 예리한 통찰이다. 하나님만을 온전히 참 신으로 섬기는 자의 지혜와 담대함이다.

 

하지만, 바울이 이렇게만 이야기 했다면 한편으로 복음이 주는 자유를 명쾌하게 드러냈다 하더라도 아직은 미흡한 것이다. 바울은 음식 문제를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즉 옳고 그르냐 하는 지식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우상에게 바쳐졌던 음식을 자기 나름으로는 복음 안에서 자유하며 먹을 수 있다 하더라도, 혹 믿음이 약한 형제가 여전히 마음에 거리끼면서도 그 사람처럼 그 음식을 먹다가 마음에 자책감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도 그 “형제의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12) 죄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바울 자신은 만약 자기의 먹는 것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평생이라도 그 음식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한다(13).

 

복음 안에서의 자유는 사랑 특히 “형제”(11, 12, 13) 사랑에 이르러 완성이 된다. 자유가 소중하지만 그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9)해야 하는 것이다. 지식보다도, 자유보다도 더욱 소중한 것이 사랑이다. 자유에 형제애가 있어야 참 사랑이 되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 D.H. 로렌스의 문학 비평 용어를 인용해서 내 나름의 사랑의 정의로 삼았던 “Freedom Together”가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도 제법 그럴 싸하다. “Love is a Freedom Together”(사랑은 함께하는 자유).

 

허나, 아직도 나는 지식에 매인 자인지도 모른다. 자유를 핑계로 사랑을 피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신전에서 나온 고기 뒷다리를 맛있게 들고 뜯으며, 이 식당 근처에도 오려고 하지 않는 자들을 슬그머니 비웃으며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형제에 대한 이해와 사랑 보다는 아직도 내 자유 내 지식이 더 소중한, 설익은 감자인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더니, 난 언제나 그 가슴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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