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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1210 행19장 '가짜와 진짜' 본문
바울은 에베소에서 두 해 동안 지속적인 제자 양육에 힘을 썼고, 그런 가운데 하나님은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을 행하게 하셨다(10-11). 심지어 환자들이 바울의 몸에 있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갖다 얹으면 병이 떠나가곤 했다. 놀라운 능력이 행해지는 현장에는 언제나 흉내 내는 사람들이 있다. 스게와의 아들들이 그 대표다. 바울이 예수의 이름으로 능력 행하는 것을 보고서는 “시험 삼아”(13) 악귀 들린 자들에게 주 예수 이름을 들먹거리다가 도리어 악귀들에게 제압을 당한다.
내 안에도 스게와의 아들들이 있다. 지속적인 말씀 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소위 신비한 능력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게 아니다.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가끔씩 치유와 회복의 은사를 경험했으면서도, 뭔가 확실히 눈에 띄는 은사가 내게 없음에 힘이 빠질 때가 있다. 바울이 세례 요한의 세례밖에 모르는 에베소의 제자들에게 주 예수의 이름으로 “안수하매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시므로 방언도 하고 예언도”(6) 했다고 하는 말도 괜히 마음에 걸린다. 기도회에서 시원하게 방언기도로 성도들을 ‘제압’(?)해 버리는 친구 목사가 부럽기도 했다. 아, 나도 스게와의 아들들처럼 ‘시험 삼아’ 혀도 길게 내 빼 보고, 누군가의 눈도 찔러 가며 기도도 해 보고,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 받았다 하는 말씀을 편지로 써 보내 볼까, 기도해 보니 당신이 어쩌구 저쩌구… 훤히 다 보인다고 말이라도 해 볼까, 아직도 왕왕 이런 생각들이 드니 내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흔히 그런 말 한다. 선교지에서는 역사가, 기적이 더 크게 일어난다고. 그렇다면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선교지는 어떤 곳인가? 오늘은 일기 속에서 뭐 말씀 사역의 당위성, 혹은 은사 중심 사역의 위험성 등을 시시콜콜 논하고 싶지 않다. 그냥 바울이 부럽다. 열정적으로 말씀사역하고, 그 가운데 놀라운 기적들도 일어나고… 난 그게 그냥 부럽다. 분명 내가 믿기는, 말씀은 곧 성령의 검이니 반드시 말씀이 살아 있는 곳에 성령의 역사도 함께 간다. 그 온전함이 부러운 것이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함께 가는 사역이… 다만 내가 흉내내지 않기만 바란다. 필요한 데로 주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기를…
주여, 내 안에서, 그리고 우리 교회 안에서,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 안에서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20)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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