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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1128 행8장 '돈 시몬' 본문
하나님을 마술사 정도로, 성령님을 마법 정도로 생각하는 ‘시몬’이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예루살렘에 박해가 나면서 빌립 집사도 사마리아 지역으로 피신을 갔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 살아 있는 불꽃은 결코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행하는 표적,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전하는 “말”(6-7)을 통해 사마리아 성에 기쁨의 꽃이 활활 타올랐다(8). 문제는 왕왕 순수 안에 불순물이, 명품 가운데 가짜가 끼어 있다는 것이다. 사마리아 성에 살고 있던 ‘시몬’이 그 모델이다.
오랫동안 마술을 통해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있던 시몬이었지만 이제는 빌립의 영적 파워에 눌려 그를 따라다닌다. 시몬은 물론 세례도 받았고 빌립을 따라다니며 나름의 열심을 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표적과 큰 능력”(13)만 보일 뿐이다. 사마리아에 말씀의 역사가 일어남을 전해들은 예루살렘의 사도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파송하게 되고, 두 사도가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게 된다. 이 때도 시몬은 성령 안에서 사는 삶에는 관심이 없고 성령의 눈에 띄는 현상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돈으로라도 사서 자신이 안수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 주고 싶어 한다.
그 사모하는 마음, 뭔가를 해내고자 하는 열정은 참 대단하지만, 베드로 사도는 문제를 분명히 짚어준다. 그의 “마음이 바르지 못하”다고. 진리와는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고, 그러니 나눠 받을 은사도 없다고(21). 악하다고, 악독이 가득하다고, 불의에 매인 자라고(22-23).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시몬을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베드로 사도. “네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 주고 살 줄로 생각하였으니, 네 은과 네가 함께 망할지어다”(20). 사도의 본래 이름이 시몬이어서 더욱 그랬을까, ‘사단아 물러가라’ 예전에 들었던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서였을까?
어쨌든 베드로 사도는 ‘돈’으로 성령의 선물을 사려고 했던 시몬의 영적 황폐함-무지와 어리석음, 그리고 교만-을 지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수 공동체의 가장 큰 적, 가장 큰 유혹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선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안에 특히 우리 고국 교회 안에 이런 ‘돈 시몬’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닌가, 돈 때문에 돌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또 한번 나는 몸살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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