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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802 눅22장 “입 제자 물 제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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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802 눅22장 “입 제자 물 제자”

유럽의 바람 2011. 8. 2. 19:28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가까이 하는지라(48).

 

제자들은 하나같이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넘어진다. 이제쯤은 정신 차릴 법도 한데, 또 그들 사이에 그 중 누가 크냐 하는 다툼이(24) 일어난다. 똑똑하고 적극적인 유다는 경쟁을 넘어 벌써 예수를 넘겨 줄 기회를 찾고 있다(6). 그렇게라도 하면, 선생님께서 십자가를 거부하고 칼과 창을 들지도 모른다는 희망에서였을까? 하지만, 그 분의 떡과 잔을 받으며 어리석은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선생님은 유다의 계획을 다 알고 계신 듯, 인자는 이미 작정된 대로 가거니와, 그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22)다 말씀하신다. 지금이라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유다는 멈추지 않는다. 감람산에서 선생님과 제자들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 그는 악의 무리들을 이끌고 다시 나타나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가까이(48) 다가선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그의 마지막 입맞춤이 되어 버렸다.

 

안타까운 입 제자가 또 있다. 유다의 행위를 앞당겨 보시고 말씀하셨듯이, 베드로를 향해서도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신다. 하지만 그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슬픔에 잠겨 기도의 줄을 놓고 있다. 요한복음에 의하면 베드로는 칼을 들고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자른다. 무력과 폭력 사이를 오가듯 하던 그는 선생님이 악의 무리들에게 끌려 가시자 멀찍이 따라가(54)며 입으로 다 쏟아낸다. 나는 아니라고, 나는 예수를 모른다고, 도대체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거듭 아니라고 말한다.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33)했다고 호언장담하던 그 입으로.

 

이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제자직을 감당하는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10), 그는 예수님께서 12사도들과 유월절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몸으로 제자의 사명을 감당했다. 타이틀 가진 제자들이 그 잘난 입으로 그 제자직을 땅바닥에 패대기 치고 있을 그 때에 물 제자그는 말없이 몸으로 주님의 일을 준비하여, 못난 사도들이 멀리 갔다가 다시 돌이킨 후에(32b) 찾아나가야 할 제자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입으로 제자직을 망가뜨리지 않기를 기도한다. 몸으로 제자직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물인 듯 하지만 그렇기에 주님 가시는 낮은 곳으로 함께 흘러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유다에게 들어갔던 사탄, 베드로를 뒤흔들었던 사탄이 오늘 내게도 찾아옴을 아시고,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32)하시는 주님 앞에 무릎을 꿇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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