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바람 하늘 바람
말씀일기 110704 레24장 ‘꺼진 불도’ 본문
“순결한 기름을 네게로 가져오게 하여 계속해서 등잔불을 켜 둘지며”(2)
내 기억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코미디언 고영수의 명 대사, 그게 오늘 생각난다. 그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소방 표어는 누군가 “아, 이제 불이 다 꺼졌구나”하고 돌아서려면, 그게 꺼진 불이니까 다시 봐야 하고, 그만 돌아서려고 하면 그게 또 꺼진 불이니까 다시 봐야 하고, 이런 식으로 꺼진 불을 밤새 보고 또 보고 그렇게 죽을 때 까지 보도록 만드는 ‘문제 표어’라고 하면서, 앞으로는 “꺼진 불도 3회에 한해서 다시 보자”로 표어를 바꿔야만 한다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당시 한창 유행하던 유도의 규칙도 “한판, 절반, 효과, 유효”로는 판정이 애매할 때가 있으니, ‘낌새, 징조, 기미’등을 넣어서 더 세분화하자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래서 이 새로운 규칙에 따라 시합을 해 보는데, 실력이 월등한 선수가 약한 선수를 공격 하려고만 하면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강한 선수가 공격하기 바로 직전에 약한 선수가 먼저 공격할 ‘기미’가 보였다고, 공격할 ‘징조’나 ‘낌새’가 벌써 있었다고 선언해서 결국 약한 선수가 강한 선수를 이기게 되는, 그 당시로서는 신개념의 하이 코미디였다.
레위기를 읽어가면서 거듭 드는 생각은 오늘도 마찬가진데, 과연 시편이 없었고 복음서가 없었다면 이 말씀을 어떻게 다 읽어낼 수 있었을까? 오늘은 특히 이사야서가 있어 감사하다. 사42:1-4 말씀, 그 중에서도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이 대목을 떠올리며 동시에, 소멸의 위기를 넘기고 그대로 살아남은(^^) 고전적 표어,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꺼진 불을 3회까지만 지켜보는 ‘깔끔하고 똑똑한’ 이도 아니고, 꺼진 불이 살아날까 봐 죽을 때까지 다시 지켜보는 어리석은 이도 아니라, 꺼졌다 싶은 불이라도 다시 또 보고 살펴서 어떻게든 살려내는 분. 상하고 찌그러진 것 그냥 제거해 버리지 아니하고, 어떻게든 감싸주고 돌봐주어 다시 살아나게 하는 분. 그 분이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 아무도 봐 주지 않는 내 안의 징조, 낌새, 기미를 크게 보아 주시고, 내가 당하는 위기의 순간마다 스톱시켜 나를 도와주시고, 결국 연약한 나를 이기게 해 주시는 분. 그 분이 계셔서 나는 오늘도 감히 내 몸에 기름을 바르고 그 분 앞에 선다.
'말씀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씀일기 110706 레26장 ‘말씀대로’ (0) | 2011.07.07 |
---|---|
말씀일기 110705 레25장 ‘돌아가라’ (0) | 2011.07.06 |
말씀일기 110702 레23장 ‘그 품에서 꿈을…’ (0) | 2011.07.03 |
말씀일기 110701 레22장 ‘조심스럽게’ (0) | 2011.07.02 |
말씀일기 110630 레21장 ‘흠 없는 제사장’ (0) | 2011.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