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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319 마17장 “초막 셋, 겨자씨 한 알” 본문
말씀일기 110319 마17장 “초막 셋, 겨자씨 한 알”
본장 23절까지의 말씀은 마태 마가 누가, 즉 공관복음에 모두 기록되고 있다. 마가나 누가와는 달리 마태는 산 아래서의 이야기들을 간략히 요약하며 바로 “믿음”이라는 주제로, 그것도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믿음’ 교육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마가는 귀신들린 아들의 아버지의 믿음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마태 마가 누가는 공히, 예수님과 함께 산 위로 올랐던 몇 명의 제자들과 산 아래 머물러 있던 제자들의 믿음에 수준 차이가 있었다고, 분리해서 이해하지 않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마태는 산 위의 신비 체험이 산 아래에서의 능력과 믿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어제의 체험이 오늘의 믿음, 오늘의 능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오늘 “지금” 믿는 것이 중요하다.
베드로가 산 위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고서 “여기가 좋사오니 만일 주께서 원하시면 내가 여기서 초막 셋을 짓”(4)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사실은 귀한 자세일 수 있다. 신비체험을 계속하고 싶다는 제자의 요청이 나무랄 일도 아닌데다, 예수님과 모세 엘리야를 위해 초막 셋을 짓겠다는 것은 거꾸로 자신과 남은 두 제자들은 추운 산 위에서 떨면서라도 지내겠다는 헌신의 자세일 수 있으니, 칭찬받을 만하다. 그러나 주님이 제자들에게 원했던 것은 산 위에 초막을 짓고 머무르는 삶이 아니었다. “이튿날”(눅9:37) 주님은 제자들과 산 아래로 내려 오셨다. 제자들은 이제 여기서 능력 있게 살아야 했다.
산 아래 제자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산 위에서 빛나는 예수의 모습, 모세와 엘리야를 함께 보았던 일을 추억하는 것이 아니었다. 혹시 추억하더라도 구름 속에서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5,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을 들어야 했고, 다시 눈을 들어 보았을 때 그들 눈에 들어왔던 오직 한 분 예수님(8)을 볼 수 있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산 아래 제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겨자씨 한 알”의 믿음이었다(20). 산을 들어 옮길 수 있는…
참 절묘하다. 산 위의 신비체험에 황홀해 있다가 산 아래서 능력 없는 삶에 직면하고 갈팡질팡 힘들어하는 제자들을 향하여 주님은 다시 “산” 을 끄집어다가 ‘믿음’을 강조하는 교육적 은유로 사용하신다. 믿음으로 던져버릴 수 있고, 또 던져 버려야 할 것이 이 산이다. 이 산은 과거의 신비체험의 흔적이지만 오늘 교만과 무능력의 상징으로 우뚝 서 있고, 제자들은 그 앞에서 너무나 작다. 그러나 주님은 이 작은 제자들을 향하여,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만 있어도 이 산을 번쩍 들어 옮길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것은 제자들에게 ‘초미니 믿음도 없다’는 말이니 얼마나 굴욕적인 언사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초미니 믿음만 있어도 무엇이든 된다’는 말씀이시니 큰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믿음의 크기를 함부로 논할 수 있을까? 그러니 실상은 ‘믿음이냐 아니냐’ 의 문제일 뿐이다. 즉 아주 작은 믿음이라도 그것은 ‘믿음’인 것이다. 오늘도 주님은 그 작다 싶은 믿음을 기다리신다. 신비한 것을 보는 것보다, 주님이 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보지 않고도 믿는 것이 최고의 믿음이다. 이미 잘 믿고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도 ‘지금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주여, 믿습니다. 병으로 고생하는 아이와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시는 주님, 병약한 자, 귀신들린 자를 고치시고, 오늘도 이 세상을 새롭게 하실 줄 내가 믿습니다. 주님이 나를 통해 역사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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