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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225 창48장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본문
말씀일기 110225 창48장 “나도 안다 내 아들아”
히11:21절 말씀이 떠오른다.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히브리서 기자는 아벨로부터 시작하여 수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어떤 점에서 믿음의 사람들이었나를 언급하면서, 이들의 공통점은 이 땅에 나그네의 삶을 살며 본향 찾는 자들이라고 말한다. 야곱도 그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히브리서 기자는 각 선배들의 믿음의 특징을 묘사하면서, 야곱에 관해서는, 요셉의 아들들(에브라임과 므낫세)에게 축복한 것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야곱은 과연 축복의 사람이다. ‘복’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았다. 그러나 그것을 빼앗듯이 얻으려고 하다가 젊은 날들을 가나안 땅을 벗어나, 땀과 눈물로 보낸 사람이다. 광야에서 돌베개 베고 자야만 했던 삶 속에서 그래도 하나님을 만나고, 땅과 자손 번성의 약속을 받았고 그 약속 붙들고 살았다. 그렇듯 약속의 땅에서 인생을 마무리하나 싶었지만, 노년이 되어서는 또 다른 이방 땅 애굽으로 와서 나그네의 삶을 살았다. “험악한 세월을”(47:9) 살아온 야곱이 이제 나이 들고 병들어 곧 죽게 되었지만, 야곱은 이 순간에도 축복의 사람이다. 노인 야곱은 바로를 축복하였을 뿐만 아니라(47장), 아들 요셉의 자식들 즉 손자들을 또 축복한다. 야곱은 병들어 침상에 꼼짝없이 누워있었지만, 이 축복하는 순간만큼은 “힘을 내어 침상에 앉”(2b)는다. 떠듬거리며 힘들게 말하지만, 그의 생애를 지탱시켜 준 “하나님과의 만남, 그리고 그 분께서 주신 약속”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야곱은 평생 벧엘에서의 돌베개 및 사닥다리 사건을 잊지 못하고 거기서 주어진 하나님의 약속을 끌어안고 살아갔던 것이다.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향한 야곱의 축복에는 무엇보다도 야곱의 ‘자기 고백’(감사)이 담겨 있다. 그의 “조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이 섬기던 하나님”은 그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기르신 하나님… 모든 환난에서 건지신”(15-16) 하나님이시다. 그의 축복의 근원은 바로 ‘기르시고 건져주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복’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조상들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고, 그 믿음의 식구들이 번성케 되는 것이다(16b).
그런데, 야곱은 요셉의 두 아들 모두에게 복을 빌어주었지만, 아우 에브라임이 형 므낫세보다 더 크게 되리라고 축복했다. 성경에 도도히 흐르는 둘째 사상, 혹은 말째 사상 앞에 다시 무릎을 꿇고 감사를 드린다. 하나님 나라의 복은 세상의 가치관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주권에서 온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가? 장자만 복 주신다면, 과연 나 같은 자가 복 근처에 갈 수나 있었을까?
오늘 특히 간과하고 싶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야곱의 축복이 장자와 차자가 서로 엇갈렸을 뿐, 한 쪽은 복을 빼앗기고 다른 한쪽은 그 복을 빼앗아 간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우가 형보다 크게 되겠지만, 형도 크게 될 것이라고 야곱은 축복하고 있다(19).
뭔가 잘 못 되었다고 아버지 손을 바꾸려 하는 요셉을 향해 야곱이 하는 말, “나도 안다 내 아들아 나도 안다”(19) 이것은 마치 여전히 이 세상 물이 덜 빠져 얼룩진 채로 살아가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 같다. 하나님은 오늘 야곱의 축복을 통해 다시금 내게 분명히 말씀해 주신다. 하나님의 복은 성적순도 아니요, 지식순도 미모순도 재력순도 선행순도 그 어떤 우리 인간의 순서에도 매이지 않으신다고. 그리고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 주시는 복도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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