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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214 창38장 “팔자를 바꾼 여인” 본문
말씀일기 110214 창38장 “팔자를 바꾼 여인”
다말, 참 팔자 사나운 여자다. 꽃다운 나이에 맏아들 ‘엘’에게 시집왔지만,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이 죽는다. 당시 흔히 있는 풍습에 따라, 시동생 ‘오난’이 형을 대신해서 그녀에게 들어갔지만, 성관계만 했을 뿐 “씨”를 주지 않더니 결국 그도 죽어버렸다. 마지막 남은 시동생 ‘셀라’가 있었지만, 시아버지 유다는 “아들 셀라가 장성하기를 기다리라”(11)고 하며 다말을 친정집으로 돌려보낸다. 그녀는 시아버지 말에 순종하고 때를 기다렸지만, 셀라가 장성하였어도 아무 소식이 없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팔자타령에 한숨만 쉬고 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혀 깨물고 죽는 게 낳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다말은 죽고 싶은 상황에서 사는 길을 찾았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죽음 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운명을 바꿀 대 모험을 감행한다. 불륜과 믿음 사이의 외줄을 탄다. 창녀로 변장하여 길가에 있다가 지나가는 시아버지 유다를 유혹하고 그와 관계를 맺어 임신하게 된다. 자신의 음행을 알고 극형에 처하려 하는 유다에게, 이미 이 때를 염두에 두고 맡아두었던 “담보물”(17)을 제시하므로 화를 면하게 되고, 결국 쌍둥이를 낳게 된다. 그 쌍둥이 중에 하나인 ‘베레스’는 예수의 조상이 되고…
하나님 보시기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나님께는 오난의 선택의 자유보다 다말의 권리가 더 중요했다. 하나님께는 유다의 남은 자식 보호의지 보다도, 약한 자 다말의 기본권이 더 중요했다. “땅에 설정”(9)을 한 오난의 마음도, 남은 자식 하나마저 또 죽게 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유다의 마음(11)도 다 이해된다. 그러나 오난의 일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10)하였고, 유다가 행한 처사도 후에 유다 스스로가 다말을 향해 말해 준 것처럼 옳지 않았다. “그는 나보다 옳도다”(26). 그렇다. 유다가 한낱 순간의 욕정에 따라 다말과 관계했다면, 다말은 목숨을 걸고 목적의식적으로 유다에게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바로 ‘씨’를 얻는 것이었다. 생명을 얻는 것이었고, 가계를 이어가는 일이었다.
이렇듯 운명에 맞서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간 한 여인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져 갔다. 오늘도 마찬가지. 무바라크의 30년 철권통치도, 죽지 못해 살아가던 자신들의 운명에 “Nein”하고 모험을 감행한 수 많은 ‘다말’들의 용기와 믿음에 의해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닌가. “…운명에 맡겨 사는 그 생활 아니라…”(찬송가 460장). 주여, 떠밀려 가는 삶이 아니라, 당신 손에 이끌려 사는 생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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