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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40315 렘23장 ‘문제의 진원지’

유럽의 바람 2014. 3. 16. 07:13

말씀일기 140315   23   ‘문제의 진원지’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었다. 유다에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다가 이 장에 와서는 갑자기, "보라 때가 이르리니...그의 날에 유다는 구원을 받겠고..."(5-6)라는 희망찬 약속을 만난다.

 

놀라운 은총에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결코 그럴 수 없다. 놀라운 희망의 메시지 속에 더욱 더 날 놀라게 하는 처절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유다 백성이 그 극심한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하나님의 양떼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목자들의 죄악에 있다(1-2)는 말씀, 그래서 남은 백성들은 구원하시더라도 거짓 목자들은 철저히 심판하시리라는 말씀이다.

 

하나님은 선지자와 제사장이 다 사악하다(11), 사악이 예루살렘 선지자들로부터 나와서 온 땅에 퍼졌다(15)고 질책하시는데, 그렇다면 이들의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사마리아 선지자들은 우매하여 바알을 의지하고 예언했다(13). 유다 선지자들의 가증한 일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아, 간음을 행하며 거짓을 말하며, 악을 바로잡기는커녕 악을 행하는 자의 편에 서서 떠나질 않았다(14). 헛된 것을 가르치고, 하나님 말씀보다는 자기 마음대로 가르쳤다. 하나님은 언제 어디나 계신 분이심에도(24) 항상 멀리 계신 분인 것처럼 소개하고 제 멋대로 다루었다.

 

나는 오늘 특히 25절 이하의 말씀 속에서 한국교회의 부패한 사역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는 듯 해서 가슴이 아프다.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겸손하게 온전히 전하기 보다는 '내가 꿈을 꾸었노라' 하면서 자기 뜻 자기 욕망을 백성들 마음 속에 심기에 바빴다는 것이다. "그들이 서로 꿈 꾼 것을 말하니...내 백성으로 내 이름을 잊게 하려 함이로다"(27). 하나님의 말씀이 도둑질 당해(30), 지도자 개인의 야망의 실현을 위한 도구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참으로 두려운 말씀이다. 이제는 한국교회의 유행어가 되어 버리다 못해 식상하기까지 한 소위 '비전'이라는 것이 결국 꿈 아닌가? 이것이 진정 하나님께서 꾸게 하신 꿈이 아니라면, 그것은 그저 자기 야망의 실현을 위해 고상하게 포장한 단어일 뿐이다. 얼핏 꿈 즉 '비전'이라는 것과, 그걸 이루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 그리고 그걸 지속하고 극대화하기 위한 '긍정적 사고'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유사한 듯 하지만, 때로는 가장 비복음적이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가장 혐오하는 것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내 꿈(야망)과 주님 주신 꿈(사명)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음을 잘 알기에, 그리고 목회 현장에서 분명 어떤 ()''이라는 것도 소중한 때가 있음을 알기에, 더욱 두렵다.

 

또 하나, 33절 이하에서 일종의 말장난처럼 계속되는 "여호와의 엄중한 말씀"이라는 단어가 주는 경고가 엄청나다. 흔히 이단들이 그러는 것처럼, 자신이나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유익과 관련된 어떤 한 두 가지 말씀에 특별한 강조점을 두고, 그것만을 '하나님의 엄중한 말씀'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이고 협박일 수 있으니, 그저, 매일 매 순간 겸손하고 정직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고, 또한 서로 받은 말씀을 겸허히 나눌 수 있어야 한다(35)는 말씀이 아닌가?

 

주여, 내게 맡겨 주신 자리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서게 하소서. 희한한 꿈을 꾼 목사가 아니라, 말씀을 받아 성실히 전하는 목사가 되게 하소서(28). '엄중한 말씀' 타령하며 도리어 하나님의 말씀을 망령되이 사용하지(36) 않게 하소서. 날마다 겸손히 주의 말씀을 받아(28) 맡겨주신 주의 양떼를 돌보는 종이 되게 하소서. 번쩍번쩍 광이 안 나도, 많이 더딘 것 같아도, 오직 그 길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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