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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516 갈1장 '다른 복음'

유럽의 바람 2012. 5. 16. 23:22


 

상대적으로 유대교에 깊이 빠져있지 않았던 12사도와는 달리, 바울 사도는 “유대교를 지나치게 믿”(14)었던 사람이다. 그래서였을까? 복음에 다른 인간적인 그 무엇, 즉 공로나 율법이나 전통들이 조금이라도 끼어드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마치 문제가 될 정도로 술을 심하게 마시다가 예수 믿게 된 사람은 그 후에는 절대 술을 먹지 않게 되듯이, 율법 중독자였던 그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믿음으로 얻는 구원 외에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바울은 인간적으로 보면, 너무 철저해서 깐깐하고 재미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었기에, 복음의 핵심인 생명, 자유와 변화를 끝까지 가슴에 끌어 안고 갈 수 있었던 것, 즉 복음의 순수성을 확립하고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다. 바울이 복음에 대한 순수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로마가 다스리던 세계 구석구석의 사람들에게까지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고, 바로 그 세계 선교의 과정을 통해 복음의 순수성은 더욱 구체적으로 확립되어 간 것이 아닐까?

 

오늘날 바울이 살아 있다면 어땠을까? 복음을 빙자한 수 많은 “다른 복음”(6, 7, 8, 9)들 때문에 무척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많은 경우, 바울은 2000년 전 당시와는 거꾸로, 은혜를 빙자하고 믿음을 빙자한 가짜 복음들을 가려내고 수 많은 날카로운 메시지들을 보내야만 하지 않았을까!

 

누가 나를 또 다른 복음의 소유자라고 손가락질 하려나? 한편 답답하고, 또 한편 두렵기도 하다. 어쨌든 다른 것은 몰라도, 복음이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 멋대로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자칫 교회 안에서 하나님은 뒷전으로 밀리고 사람들의 기쁨만이 상전을 차지해서는 곤란하다. 십자가는 희미하고 면류관만 반짝거려서는 안 된다.

 

솔직히 내가 진짜 답답한 것은, 많은 이단 내지 사이비 신자들(교주들도 물론이거니와)의 대부분이 철저한 확신범(?)들이라는 것이고, 교회 내에도 그와 유사한 성도들이 제법 있다는 것이다. 복음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교회의 이름으로, 은혜라는 이름으로,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고집과 편견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가슴이정말이지, 내 믿음, 우리의 믿음이 주님께서 온 몸으로 보여주신 복음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

 

이제 청년들과 12일 수련회를 떠난다. 복음이 주는 참 생명, 참 기쁨과 자유를 맛보는 시간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주 안에서 참된 나를 만나게 되기를, 주님이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주 안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인 것을 경험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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