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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20510 삼상27장 '뒤바뀐 주어' 본문
“다윗이 그 마음에 생각하기를 내가 후일에는 사울의 손에 붙잡히리니 블레셋 사람들의 땅으로 피하여…내가 그의 손에서 벗어나리라”(1).
사울 왕을 죽일 뻔한 상황에서도 철저히 ‘하나님께서’를 외치며 멋지게 이겨낼 수 있었던 다윗, 그의 주어가 바뀌고 말았다. 순간 순간 하나님께 여쭈었던 그가 이제는 자기 생각에 따라 움직인다. 두 번씩 사울을 살려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영웅 심리가 자리잡게 되었는지, 그러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게 되고, 거꾸로 두려움은 더 커져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다윗은 이제 자신을 그토록 지겹게 따라다니는 사울이라는 공포와 두려움으로부터 원천적으로 떠나고자 블레셋의 가드를 향한다. 하지만 그곳은 예전에 벌써 그리로 피했다가 미친 척 함으로써 겨우 빠져 나왔던 곳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기적처럼 돌팔매로 때려 눕혔던 골리앗 장수의 나라가 아니었던가!
문제의 자리를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디로 피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문제를 완전히 피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가드왕 아기스에게 피한다는 것은 사실상 이중적인 삶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윗은 1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아기스로부터 시글락을 얻어서 거주하고, 주변을 무차별 학살하고 약탈하며 아기스의 신뢰를 얻어내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의 거짓말을 기반으로 한다. 아기스의 다윗에 대한 신뢰가 커져 갈수록 사실상 다윗의 내면의 고민과 갈등은 비례해서 커져 갈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하나님의 도우심과 동행하심에 대한 확신을 변함없이 갖는다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럴 것이라고 아는 것과, 그 믿음으로 사는 것은 또 차이가 있나 보다. 영웅적 승리 뒤에 자주 따라오는 초라함, 그 불신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내가 주어가 될 때 두려움은 어느 새 가까이 온다. 사울을 떠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으로부터 떠나야 한다. 사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피난처 되신 주 구원의 노래로 내 맘 채워 주시네.
두려움 있을 때 주를 의지해……내가 약할 때 강함 주시는 나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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