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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407 출5장 “바로의 세상” 본문
말씀일기 110407 출5장 “바로의 세상”
모세와 아론의 권고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바로.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2)겠느냐 하는 자세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바로의 문제는 계속해서 드러난다. 히브리 백성들의 수가 많아짐은 위험요소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생산성 향상의 좋은 기회라고 바로는 생각한다. “히브리 노예들에게 무슨 인권, 그저 그들은 최대한 노역에 동원하여 고혈을 짜내야 하는 대상일 뿐”이라며, 바로가 거듭 내 뱉는 말은 “그들이 게으르다”(8), “너희가 게으르다”(17), “이제 가서 일하라”(18),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것뿐이다.
오늘 KAIST 학생이 또 자살을 했다고 한다. 올 해 들어 벌써 이 학교에서만 4번째라고 하니,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걸 어찌 학생들의 의지박약 때문이라고만 할 수 있겠는가? 밀어 부치면 되고,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면서 학생들을 무한경쟁의 궤도 속으로 밀어 넣은 힘 가진 자들 때문에, 그리고 그들을 만들어낸 바로 그 악한 세상 때문일 것이다. 내가 제일 이해 안 되는 것은 자기 학생들이 줄줄이 죽음의 길로 가는데 여전히 총장 자리에 앉아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는 사람이다. 도의적으로도 이럴 수는 없다. 내가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한 것은 이 일이 이 사람, 이 학교만의 사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교육 현실은 바로 ‘바로의 세상’이다. 학생들의 학업을 “무겁게 함으로 수고롭게”(9) 하여야만 교육이 바로 서고 세상이 바로 간다고 생각하는 미친 세상.
오늘은 성경 속에서나 바깥에서 접하는 바로의 세상을 보며 내내 이 말씀이 떠나지 않는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니라”(마11:28-30).
바로의 미친 세상을 향해 마주 섰던 모세와 아론의 모습이 오늘 나의 모습이어야 함을 한번 더 가슴에 새긴다. 주님의 안식을 선포하고, 안식이 있는 세상, 안식이 있는 제대로 된 교회 세워가려다 보면, 또한 모세 아론이 그랬듯이 (네가 바로의) “손에 칼을 주어 우리를 죽이게 하는도다”(21) 호소하는 이들도 있을텐데….
주님, ‘일 중독’되고 ‘돈 중독’되고 ‘경쟁 중독’된 바로 세상, 꺾어주소서. 그 가운데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을 긍휼히 여겨 주소서. 나부터 주 안에서 안식할 수 있게 하시고, 남은 생 주님의 안식을 이 땅에 심는 일을 위해 끝까지 쓰임 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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