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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일기 110110 창8장 “방주 안에서”

유럽의 바람 2011. 1. 11. 02:07

말씀일기 110110   8     “방주 안에서”

 

방주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언젠가 읽었던 책, 제목이 잘 생각나지 않는데, 아무튼 뛰어난 상상력으로 쓰여진 책이었음은 분명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하나가 목재 한 귀퉁이에 붙어 노아의 방주에 승선하게 되고, 방주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제 3자적 입장에서 계속 바라보게 된다. 코끼리, 악어, 호랑이, 토끼 등 여러 짐승들이 먹거리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또 서로의 배설물 처리 문제로 난리가 나기도 한다. 방주 운영이 이런 식으로 되어서야 하겠느냐며 장시간 회의가 계속되기도 한다. ‘구원호라 할 노아의 방주에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렇다고 방주 바깥으로 몸을 던질 수도 없다. 온갖 다툼과 지저분한 꼴을 다 보면서도 서로들 방주를 떠나지 못하고 그렇게 붙어 지낸다. 홍수를 피하고, 죽음을 모면해 함께 모여 살게 된 방주 공동체는 언제부턴가, 폭우가 쏟아지고 모진 파도가 밀려오는 바깥세상 때문에 힘들어 하기보다, 가까이 몸붙여 지내는 형제들, 친구, 동료들 때문에 힘들어 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결말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데, 결국 성경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야지. 그렇게 힘겨웠던 1년여의 시간이 지나고, 방주의 창이 열리고 까마귀와 비둘기가 먼저 세상을 정탐한다. 몇 차례 시험 끝에 노아 일행은 마침내 방주에서 나와 땅에 발을 딛게 된다. 1년여의 방주 생활에, ‘선장노아는 얼마나 고독하고 힘들었을까. 그는 방주에서 나오자 마자 여호와께 제단을 쌓(20)았다. 땅에 새로이 발을 딛고 드리는 첫 예배에서 노아의 감사 기도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인간들을 다 멸절하셨지만, 저와 우리 가족들은 이렇게 살려 주셨으니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였을까? 아니면, “선택 받은 가족과 동물들이 함께 어울린 새 공동체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어떻게든 방주생활 잘 견뎌낼 수 있게 해 주셔서 마침내 이 땅에 발을 딛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였을까?

 

하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21a)시겠다고 마음 중심에 생각하시는데, 그 이유가 사람이 천사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 노아와 그 가족들만 남았으니 앞으로는 사람들이 선하게 잘 살아갈 것으로 보이기에 하나님이 그렇게 결심하시는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사람의 마음이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21b)을 다시 확인하시면서 앞으로는 사람들 때문에 모든 생물들을 멸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뿌리깊은 인간의 죄성 때문에, 사람들과 세상을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과 계획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화 되어간다. 그렇다고 내가 하나님의 선을 이루기 위해서 악을 행하자(3:8)해서는 아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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