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바람 하늘 바람
"공기인형" 중에서 본문
우연히 제목이 희한해서 본 영화,
하지만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
"성욕 대용품"인 '공기인형'의 삶을 향한 갈망의 시선을 통해,
"대용품"으로 살아가는 고독한 현대인의 모습을 잘 보여준 영화,
사랑의 소중함, 그리고 그 아픔을 잘 보여준 배두나 주연의 일본 영화.
(공기인형의 고백-"가져서는 안되는 '마음'을 가져 버렸습니다")
비판적 시선 만큼이나,
공기 즉 바람은 보이지 않아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을, 온 세상을 소통케 하는 희망의 물결이라고 외치고 싶은
감독의 조용한 긍정을 본다.
동네 벤치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하루살이는 속이 비어 있다고 하시며, 마찬가지로
"요즘 사람들 대부분이 속이 비어 있다고, 자기도 비어 있다"고 전해준다.
공기인형은 급 공감, 삶의 의욕을 갖게 되고,
그 때 할아버지는 시를 아냐고 하며,
한편의 시를 읊어 주는데.....
생명은
혼자서는 채울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꽃도 암술과 수술만으로는 부족하고
곤충이나 바람이 있어야 수정이 된다.
생명은 빈 공간을 가지고 있고,
그 공간은 다른 사람만이 채울 수 있다.
아마 세상은 이런 사람들의 총합.
하지만
우리가 서로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알게 모르게
조각나는 것과 함께
무관심으로 있는 관계.
가끔은 역겨워하는 생각도 용서되는 관계.
세상이
불안정하게 만들어진 건 왜일까?
꽃이 피어 있다. 가까운 곳에
곤충의 모습을 한 타인이 빛을 쫓아 날아다닌다.
나도 어떤 때는 누구를 위한 곤충이었을까?
당신도 어느 때는
나를 위한 바람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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