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담 퍼"
사랑스런 시계
유럽의 바람
2006. 12. 15. 20:14
두 녀석은 모두 탁상시계입니다.
그런데 나는 왼쪽의 작은 녀석에게 더욱 애정이 갑니다.
작고 귀여워서가 아닙니다..
황금빛 색 때문도, 타원형 모양 때문도 아닙니다.
이 녀석은 태엽시계입니다.
우연히 벼룩 시장(Flohmarkt)에 나갔다가 사 온 것입니다.
밧데리가 필요 없어 돈 들 일이 없지만,
매일 잊지 않고 밥을 주어야 하는, 귀찮은 녀석입니다.
그래도 나는 이 녀석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주는 밥을 먹고 달려가기 때문입니다.
내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녀석이기 때문입니다.
내 존재를 의미 있게 해 주는 녀석이기 때문이지요.
나의 관심이 조금만 소홀해 진다 싶으면,
이 녀석은 금새 ‘나 배 고파요’하면서 멈춰 서 있습니다.
간혹 멈춰서 있는 이 녀석의 모습조차도 저는 사랑스럽습니다.
내가 사랑의 밥을 주기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 녀석은 또 신나게 달려 갑니다.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이 녀석의 부지런한 발걸음 소리에 저의 하루도 경쾌해집니다.
주님 앞에서 나는 이 녀석처럼 태엽시계이고 싶습니다.
매일 매일 주님의 사랑의 손길을 느끼고 그 힘으로만 달려가고 싶습니다.
“주님! 나 배고파요. 또 밥을 주세요.”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마태4:4)
“Der Mensch lebt nicht vom Brot allein, sondern von einem jeden Wort ,das aus dem Mund Gottes geht”(Mt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