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및 성서연구/특별설교

교민 친선 탁구대회 개회설교(2003년 5월)

유럽의 바람 2007. 5. 5. 00:30
 

제 20회 교민 친선 탁구대회 개회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개신교인이든 천주교인이든, 예수를 믿든 안믿든 우리 모두는 하늘 아래 한 형제들입니다. 더군다나 같은 피를 물려받은 조선의 아들 딸들입니다. 함부르크에서 우리는 만났습니다. 이 소중한 만남을 기뻐하고 감사해서 우리는 이렇게 모인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비싼 공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비싼 라켓(베트-일본말로 ‘빠따’)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상품도 호화찬란, 삐까뻔쩍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 작은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다만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손잡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춤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탁구를 조금밖에 못 칩니다(그러나 이 조금 친다는 사람이 정말 무서운 사람일 수 있습니다 ㅎㅎ). 걱정 마세요. 저는 정말 조금 칩니다. 구력은 30여년이 되었지만, 정말 조금밖에 못 칩니다. 이기는 때보다 지는 때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탁구를 좋아합니다. 언젠가 우리 고국에서 이런 광고가 유행했었습니다. 특정상표를 광고해서 그렇습니다만 괜찮겠죠? “사람이 좋다, OB가 좋다” 이 광고 카피를 조금 빌려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탁구가 좋다, 사람이 좋다”


그렇습니다. “탁구, 백전백패해도 좋다. 사랑하는 형제들 만날 수만 있게 해다오.” 오늘 저의 마음이자, 여러분들 마음이리라 믿습니다. 탁구를 조금 쳐 보신 분들은 아시지만, 그 조그만 공이 얼마나 변화가 무쌍한지 모릅니다. 시마다 때마다 사람마다 구질이 얼마나 다른지.... 하지만 이게 인생의 사는 맛 아니겠습니까? “좁다란 학교 길에 빨간 우산, 파란 우산”이 있고 “찢어진 우산”도 있듯이, 사람도 둥근 사람, 네모난 사람, 세모난 사람 등 다양합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다른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것은 더 선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곧 영생이로다”(시133:1, 3)


천국이 따로 있습니까? 오늘 이렇게 하나님의 백성들, 조선의 백성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자리,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진 사람들의 이 만남이 바로 천국 아니겠습니까? 작은 공 하나에 우리의 우정과 사랑을 실어 서로에게 건네십시다. 온 종일 천국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