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알린 우리교회 통합소식
담임 목사가 둘인 교회를 보셨습니까?
함부르크 한인교회 손 교훈 목사
용서, 화해, 일치를 이루어 가는 공동체의 모임에 초대합니다.
기독교재독한인교회협의회 소속 함부르크 한인교회와 새한인교회가
지난 15년 각자 걸어온 길을 뒤로 하고
다시 하나의 교회공동체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한인교회는 Altona에서 Lokstedt로 이전합니다.
동시에 독일교회(NEK)와 선교협력을 맺은 교회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새한인교회는 15년의 역사를 정리합니다.
동시에 다시 한인교회 이름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저희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질책하지 않으시고
우리들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오히려
용서와 화해와 일치를
우리 가운데 이루어 가는 공동체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2005년 3월 27일 부활절 오후 4시에
Petruskirche (Winfridweg 22 22529 Hamburg)에서
축하와 결단의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이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하여 주셔서
저희들의 앞 길을 격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05 년 2월 20일
함부르크 한인교회 + 새한인교회 교인 일동
오는 3월 27일 새롭게 태어나는 함부르크 한인교회의 '작은 통일' 기념예배 초대장 전문입니다. 함부르크 한인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하여 2년 2개월 만에, 저희 교회와 함부르크 새한인교회(기장 소속 인태선 목사 시무), 이 두 교회가 재결합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드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이제 3월 27일부터 통합된 함부르크 한인교회가 새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2 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월 6일 양 교회가 동시에 공동의회에서 은혜 가운데 교인 2/3 이상의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다음과 같은 합의문을 인준하였습니다.
(참고: 한인교회 72명 참석, 찬성 61 반대 9 기권 2
새한인교회 52명 참석, 찬성 45 반대 3 기권 4)
통합합의문
1969년 5월 23일에 창립된 기독교재독한인교회협의회 소속 함부르크 한인교회와 새한인교회는 우리 가운데 살아계셔서 용서와 화해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게 하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용에 합의하여 하나의 교회로 새롭게 태어난다.
1. 통합 교회의 명칭은 ‘함부르크 한인교회’라 한다.
2. 통합 일시는 2005년 3월 27일 부활주일로 한다.
3. 통합 교회의 예배 처소는 Petrus Kirche(Lokstedt)로 하되,
독일교회 측과 협의하여 제 3의 장소를 찾도록 한다.
4. 통합 교회의 새 교회법은 재독 한인교회 협의회법을 모법으로
하여 2005년 말 까지 제정한다. 그 때까지 교회의 조직과 운영 및
회의에 관한 사항들은 기독교재독한인교회협의회법에 따른다.
5. 통합 교회는 법인체 법(e.V.)을 유지하되, 필요에 따라 수정 보완한다.
6. 통합 교회의 공동 담임목회자 체제는 2008년 2월까지 유지하며,
연임에 관한 결정은 2006년 말 정기 공동의회의 결정에 따른다.
7. 통합 교회의 새 담임 목회자 청빙은 한독교회협정서에 따른다.
8. 공동 담임목회자의 사역 분담은 두 목회자에게 위임한다.
1969년 5월 23일에 창립된 함부르크 한인교회의 첫 설교를 하신 분, 즉 이 교회를 세우시고 돌보셨던 분은 김정준 목사님이십니다. 그 이후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이재형, 박명철 목사님 등께서 시무하셨습니다. 교회가 분열된 후 한인교회는 본 교단 소속 노남도 목사님, 새한인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유영상 목사님께서 시무하셨습니다.
2003 년 초, 비슷한 시기에 인태선 목사님과 저는 각각 임직을 받은 이후 두 교회의 재결합을 갈망하는 교우님들의 뜻을 따른 결과 마침내 좋은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제가 임직을 받아 봉사하던 함부르크 한인교회는 예배처소 및 독일교회와의 선교협력관계 그리고 여러 가지 제도의 면에서 새한인교회의 전통을 이어 받게 되었습니다. 반면 새한인교회는 그 이름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용서와 화해, 일치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양 교회는 분열과 그 상처를 안고 지나온 교회입니다. 갈등과 분열을 안고 그와 씨름하며 지내온 교회공동체입니다.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잦은 분열과 갈등에 익숙해온 교민교회로서 화해와 용서, 그리고 가시적 교회일치를 이루어낸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교회의 재결합에 관한 소식을 접하신 독일교회 관계자들께서는 "작은 한국의 통일" 혹은 "기적이 일어났다"는 말씀으로 축하를 해주고 계십니다. 기적과도 같은 이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셨습니다. 교회공동체를 인도하고 계신 분이 다른 분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신 것을 저희들은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용서와 화해의 복음을 전하시기 위해 우리들을 선택하시고, 사역의 도구로 쓰시는 하나님이심을 고백할 수 있게 된 것을 온 교우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우리들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없지 않습니다. 또한 내심 내키지 않는 길을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소수 교우들의 처지와 형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가운데 진정한 일치를 이루는 것은 앞으로 우리들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교인의 숫자가 배 정도 늘어나게 되었고(주일예배 참석인원 150~200명 예상)그에 따른 새 교회생활의 규칙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점, 편리한 점들과 함께 불편한 점들도 불거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관습과 전통이 새 갈등의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들이 예상되지만 그런 어려움들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유산으로 물려받기 위하여 우리들이 지불해야 할 값이라고 생각하면서, 교우들은 새 역사를 준비하는 일을 열심히 감당하고 계십니다.
그 동안의 준비 기간을 통하여 확인되고 또 그렇게 지어져가야 할, 함부르크 한인교회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우선, 새롭게 출발하는 한인교회가 평화를 이루어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다짐입니다. 용서, 화해, 일치를 통한 평화의 구현은 한 민족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들이 우리 가운데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야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평화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불화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이 곳 목회의 중점 사항입니다. 우리 가운데 온전한 치유와 평화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일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으로 순종하며 따를 수 밖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 보는 한인교회의 구체적인 모습은 에큐메니칼 교회입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폐쇄적 교회 공동체에서 개방적 교회 공동체로 변화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졌습니다. 누구나 와서 어울릴 수 있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은 교민교회에서는 대부분 희망사항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을 위한 존재로서의 교회를 꿈꿀 때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는 교회공동체(Kirchengemeinde)가 가지는 전통적인 폐쇄성입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문화, 언어, 성별, 다른 전통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공동체, 세상의 누구에게나 열린 교회가(kumene) 새롭게 출발하는 한인교회의 모습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지금까지 이민교회 혹은 교민교회는 '고향을 느끼는 공동체'를 추구하여 왔습니다. 이 '고향을 느끼는 공동체'가 앞으로는 '새 고향을 만들어 가는 공동체'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 저희들의 다짐입니다. '고향을 느끼는 공동체'의 향수가 그 동안 교민교회의 생존의 의미였던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향을 느끼는 일이 우리들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제는 명확해졌습니다. '새 고향을 만들어 가는 일'은 노년을 앞두고 있는 이민 1세대들이 자녀들을 위한 교회를 물려주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또한 오랜 동안 이 땅에서 살면서 부인할 수 없는 독일 사회의 일원이 된 교민들이 스스로 새 고향을 만들어 가는 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용서와 화해를 통하여 우리 가운데 일치와 평화를 이루는 일이 두 교회의 재결합의 의미이며 또한 전제 조건입니다. 가시적으로는 두 교회의 재결합으로 나타난 성령님의 역사가, 내용적으로는 죄인 된 우리들이 하나님과 일치를 경험하는 일로 나타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화해로 경험되기를 저희는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희들을 통하여 선한 일을 이루어 주시고, 또 이루어 가시는 주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립니다.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