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140904 욘2장 '요나의 기도'
말씀일기 140904 욘2장 '요나의 기도'
물고기 뱃속에서 이렇게 현학적인 기도를 드릴 수 있을까?
얼핏 보면, 요나가 하나님의 주권을 찬양하는 듯 하지만,
그의 기도는 가장 중요한 회개 혹은 참회가 빠져 있는,
허울 좋은 기도이다.
그는 자신이 도망치고도 하나님이 쫓아내셨다고 말하고(4),
8-9절에서는 분명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만,
이방인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이다.
선교지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려는 자세는 없고,
자신의 생각대로, 예배의 자리로 가겠다 한다.
이렇듯, 요나는 물고기 뱃속이라는 리얼한 현장 속에서도,
자신이 배워왔고, 마음 속에 담아 온 편견과 고정 관념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기도한다고,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고 하고 있지만,
입에 발린 기도요, 사람들이 듣기에만 좋은 노래이다.
한편, 요나가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야나 예레미야처럼 스스로는 결코 원하지 않았던
퍼포먼스를 해야만 했던 선지자들이나,
호세아처럼, 퍼포먼스 정도가 아니라,
간음한 여인과 함께 살아야 했던 선지자는 물론이고,
마치 3인칭 작가 시점의 단편소설처럼,
자신의 오만하고 편협하고 허황된 믿음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만민들이 들여다 보는 저울대에 올려 놓은 요나 선지자.
그가 자신의 허물을 알몸 그대로 보여 주는데도,
여전히 오늘 나는 또 내가 보고 싶은 방식으로만
요나를 보고, 하나님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고 보면, 기도가 우리 신앙의 최고의 무기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유혹이고 허위의식인지도 모른다.
'진주와 같다'는 요나서를 정말 진주 되게 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