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말씀일기 140404 렘40장 '그 땅에서 사니라'

유럽의 바람 2014. 4. 7. 09:28

말씀일기 140404 40 '그 땅에서 사니라' 


오늘 본문에는 예레미야가 바벨론의 프락치 역할을 한 선지자가 아닌 것이 분명히 드러나서 좋다. 예레미야도 포로로 잡혀 사슬로 결박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가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바벨론 사령관 느부사라단에 의해 풀려난다. 느부사라단은 오히려 이 전쟁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멸망 당해 포로로 끌려가는 유다 온 나라 백성이 깊이 배워야 할 것을 적군 사령관이 밝히 말해 주고 있으니(2-3)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온 세계를 호령하는 최고 지도자 느부갓네살도, 그의 사령관 느부사라단도 모두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 유다 온 나라가 망국의 화를 당해 끌려가는 중에도 시대의 양심 예레미야 같은 이가 명예로운 대접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나는 너무 감사하다. 바벨론으로 함께 가면 선대하겠다는 제안, 그러나 그마저도 예레미야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말을 적군 사령관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보라, 온 땅이 네 앞에 있나니 네가 좋게 여기는 대로, 옳게 여기는 곳으로 갈지니라"(4b), 느부사라단이 이렇게 말하는 대목을 읽을 때는, 눈물이 핑 도는 것 같다. 마치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긴긴 패잔병들의 어둡고 무거운 발걸음 속 저 어딘가에서 조금씩 조금씩 커지며 퍼져가는 승리의 노래가 들려오는 듯 하다. 적군으로부터도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명예로운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에 나도 몰래 불끈 주먹을 쥔다.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의 명예로운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느부사라단은 예레미야에게 그다랴 총독에게 돌아가면 어떻겠느냐며 사람을 소개해 줄 뿐만 아니라, 양식과 선물까지 주어 보낸다(5). 하나님의 사람의 명예로운 행보, 그 끝은 결국, 그 땅에 남아 있는 백성 가운데 함께 사는 것이었다(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