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말씀일기 140307 렘16장 ‘비극적인 선지자의 삶’

유럽의 바람 2014. 3. 8. 06:58

말씀일기 140307   16   ‘비극적인 선지자의 삶’

 

하나님은 조상들보다도 더욱 악을 행하는 유다 백성들로 인해 많이 괴로우시다(12). 부득불 채찍을 드신 하나님은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심한 말씀을 하신다. 결혼도 하지 말고, 자녀도 두지 말라(2). 초상집에 들어가서 함께 울지도 말고(5), 잔치집에 가서 함께 먹고 마시지도 말라(8)고 하신다.

 

예레미야는 결혼을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야만 했으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하나님의 심판과 징계가 코 앞에 와 있어이 사람 저 사람과 편하게 어울리며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 수 없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초상집 잔치집 대목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슬피 울어도 가슴을 치지 않는 이 세대'(11:16-7, 7:31-32)의 역설적 표현 같아 더욱 비극적이다. 확실하게 곧 이루어질 심판이 벌써 와 있음이 느껴져 어찌할 수 없다.

 

앞으로는 애굽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바벨론으로부터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게 되리라는 14-15절 말씀은 더욱 엄청나다. 포로로 끌려가 죽음 같은 삶은 사는 고통이 실제로 느껴지고, 그래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확실히 느껴지는 말씀이다.

 

난 이미 결혼해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지금까지 성도들과,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울고 함께 웃고자 애를 쓰며 살아왔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예레미야의 내적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면, 나로서는 분명 그 아픔을 다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안고 가야 할 인생의 무게로 인해 비극적 감정을 대충 덮을 수가 없다.

 

특히, 정체 및 감소 속에서도 성숙의 길을 찾아가기 보다는 여전히 개교회주의를 중심으로 성장만을 꿈꾸는, 그래서 한편으로는 권력화 되어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점점 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조국교회의 현실로 인해, 나라는 사람은 예레미야 근처에도 못 미칠 사람이지만, 벌써부터 예레미야의 비극을 자주 경험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누가 간증을 한다 해도 혹 '은혜'를 빙자한 희한한 '축복 타령'이나 '자기 자랑'은 아닌지 걱정해야 하고, 누가 힘들여 성전을 건축했다 해도 쉽게 축하해 줄 수가 없고, 심지어 선교사를 파송 한다 해도 무턱대고 축하해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누가 목사가 되었다 해도 일단 어떻게 된 목사인가 의심해 봐야 되는 이 시대에 또 한 사람의 주의 일꾼으로 살아가며 나는 정말 슬플 때가 많다. '너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를 향하고 주만 바라볼지라' 찬양하며 힘을 내 보지만, 슬픈 건 분명 슬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