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140304 렘13장 ‘허리 띠’
말씀일기 140304 렘13장 ‘허리 띠’
하나님은 예레미야로 하여금 허리 띠가 썩는 퍼포먼스를 수행케 하신다(1-8). 유다의 교만을 이렇게 썩게 하시겠다는 것이다(9). 그리고 모든 가죽 부대가 포도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선포하라 하신다. 하지만 무지한 백성들은 자기 만족과 풍요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다(12). 취할 대로 취하게 되어 서로 충돌하여 상처를 입고 완전히 망가질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13-14)를 읽지 못한다.
분명 아직 살 길은 있다. 하나님께서 움직이시기 전에, 어둠을 일으키시기 전에, 그 전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된다(16). 높은 자리에 있는 자들이 낮은 자리로 내려 오면 된다(18). 하지만, 바벨탑이 스스로 건축을 중단하지 않았듯, 유다의 교만은 그칠 줄 몰랐다. 하나님은 사막 바람으로 그들을 날리시고, 치마를 들추어 수치를 안겨 주신다(22, 24, 26). 그리고 안타까움에 부르짖으신다. "네가 얼마나 오랜 후에야 정결하게 되겠느냐?"(27)
나는 오늘 특히 '허리 띠'를 깊이 생각해 본다. 간혹 허리 띠를 하지 않고 나간 하루는 종일 뭔가 어설프고 불안한 시간이었다. 누가 우스개로 그랬듯,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하셨는데, 중심이 없어(벨트가 없어) 흔들리는 것인가? 에베소서 6장에 의하면 허리 띠는 '진리의 띠'이다. 아무리 옷을 잘 입었어도 허리띠를 두르지 않으면 어색하고 불안하듯이, 진리의 허리 띠를 두르게 될 때 반듯하게 설 수 있다.
출애굽기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탈출해 나오던 그 밤,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유월절 음식을 먹었다(출12:11). 여기서 허리의 띠는 '순종의 띠'이다. 명령에 순종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와 만반의 준비를 뜻한다. 예배를 인도하러 강단에 서게 될 때, 다시 한 번 허리 띠를 조이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나는 '허리 띠' 중에서 특별히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면서 허리에 띠처럼 두르신 수건에 초점을 맞춰 본다. 주님이 이 땅에 오신 것부터가 이미 섬기시는 하나님의 모습이지만,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결국엔 다 도망가서 그 십자가의 의미 조차도 깨닫기 힘들 것이 분명한 제자들의 현주소를 아셨는지 미리 그들의 발을 씻기셨다: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요13:4-5).
주여, 내게서 진리의 띠, 순종의 띠, 무엇보다도 섬김의 수건 띠가 썩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