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말씀일기 121205 딤전1장 '오직 은혜'

유럽의 바람 2012. 12. 6. 10:21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담임하는 디모데에게 교회 안에 슬그머니 자리하는 다른 교훈”(3)을 경계한다. 신화와 족보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율법이나 전통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밀어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거룩, 즉 경건이 중요하지만, 그 출발은 “주의 은혜”(14)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이 삶 속에서 감사하게 되는 모든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 때문이었다고 말한다(12-17). 그 은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자신이 직분을 맡은 것은 하나님이 “충성되이 여겨”(12) 주심 때문이었고, 전에는 박해자였던 자신이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긍휼”(13) 때문이었고, 죄인 중의 괴수 같은 자신이 긍휼을 입은 까닭은 주님께서 “오래 참으심”(16) 때문이었다고 고백하는데, 사실상 이 모든 것이 은혜였다는 말이다.

 

오늘도 디모데가 싸워야 했던 선한 싸움이 우리의 과제로 다가올 때가 많다. 우리는 물론 열심히 또 성실히 살아야 한다. 나누며 섬기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 삶의 동기는 철저히 은혜로부터 와야 한다. 믿음으로 얻는 구원 얻는다고 할 때 조차도, 그 믿음이 인간의 어떤 노력의 일환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믿음 조차도 은혜로 말미암는 믿음이어야 한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2:8).

 

지난 주일에도 교우들과 함께 말씀의 은혜를 나누었지만,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하는 주의 기도 그 말 그대로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만들어 사는 자들이 아니고, 철저히 주시는 은혜를 받아서 사는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전적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는, 즉 하나님의 베푸신 은혜에 깊이 감사하지 않고는 그 어떤 인간적 노력도 다 헛것이 된다.

 

교우들과의 귀한 사귐 MBA(Missions Bible Academy)의 세계교회사 시간을 통해서도 계속 확인하게 된다. 그것이 개인 경건 훈련의 길이든, 복음 전도의 길이든, 사회 봉사의 길이든 다양한 형태로 영적 갱신과 부흥이 나타나지만, 그 모든 출발은 하나님의 은혜, 특히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통해 부어 주시는 사랑과 구원의 손길에 감동하고 감사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집 가곡(家曲)은 참 잘 정한 것 같다.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저 큰 바다 보다 깊다...내 주 예수 은혜의 바다로 네 맘껏 저어가라”(302). 그렇다. 내가 하는 모든 몸짓은 하나님의 은혜의 바다를 노 저어 가는 것이다. 이 신앙의 신비, 생각할수록 감사 또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