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말씀일기 120802 왕하6장 ‘전문가’

유럽의 바람 2012. 8. 3. 08:29

 

열쇠를 집 안에 둔 채 문을 닫고 말았다. 결국 전문가를 불러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전문가가 문을 여는 데 걸린 시간은 길어야 1? 올림픽에서는 이 1초가 1시간 같아서 큰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정말 눈깜짝할 순간이었다. 얇은 철사가 문틈으로 쑥 들어가는 것 같더니 벌써 문은 열렸다. 짧은 순간 깊게 다가오는 허무….^^ 적지 않은 돈을 그에게 지불하면서, 나도 기술 익혀 이 쪽으로 나가 볼까 생각까지 들었다.

 

왕하6장에도 다른 전문가가 등장한다. 기도 전문가, 엘리사. 물에 빠진 쇠도끼를 건져 올리고(1-7), 아람 왕이 쳐들어올 길목들을 착착 알아내는(8-12) 사람이지만, 무엇보다도 기도의 능력을 가진 전문가이다(17, 18, 20). 자신이 물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능력, 남들로 하여금 밝히 보게도 하고 못 보게도 하는 능력, 이 모두가 기도에서 오는 것이니, 확실한 기도 전문가이다.

 

전문가가 얇은 철사 같은 만능(?) 열쇠없이 맨 손으로 닫힌 문 앞에 와 서면 그것은 무능이다. 그렇듯, 하나님의 사람이 능력, 특히 기도의 열쇠 없이 하나님의 일꾼입네 하고 섰으면 이 얼마나 우스운 꼴인가? 문 열기 전문가가 부탁 받지도 않은 곳에 내 멋대로 가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면 그것은 괘씸한 절도이다. 꼭 그렇듯, 하나님의 사람이 기도의 열쇠 없이 혹 희한한 능력이 나타난다 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심각한 문제다. 자기 능력으로 자기 멋대로 아무데나 문을 딴 것과 같으니까.

 

나는 기도한다. 엘리사의 기도에 즉각 응답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오늘 내게도 함께 하시길. 낙심해서 닫히고, 힘들고 답답해서 감긴 한 사람의 눈이 열려 “우리와 함께 한 자가 그들과 함께 한 자보다 많”(16)음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무엇보다도 내가 기도의 열쇠를 잃어버리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