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120526 삼하4장 '죽는 길'
아브넬의 죽음으로 이스보셋은 “손의 맥이 풀렸”(1)다. 그는 결국 낮잠을 자다가 두 사람에게 살해 당한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이는 낮잠도 함부로 잘 수가 없다.
이스라엘의 군지휘관 바아나와 레갑은 이브보셋의 “머리를 가지고 밤새도록”(7) 달려 다윗에게로 간다. 하지만, 스스로 무덤을 파고 그 무덤 속으로 달려 들어가는 꼴이다. 사악한 열심은 수고한 그 만큼 생명을 단축한다.
다윗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 왕의 목을 그 부하들이 알아서 들고 왔으니 남북 통일로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하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마 레갑 형제들은 다윗에게서 훈장을 받게 될 것이라 기대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훈장이 아니라 죽음이었다. 이전에 우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다윗이 이번에는 단호하게 레갑 형제들을 처형한 것이다.
남북 통일은 그저 물리적으로 하나되는 것이 아니다. 다윗은 여러 차례의 위기 같은 기회, 혹은 기회 같은 위기 속에서,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원칙을 고수해 나갔다. 기회주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재촉해서 죽음의 길로 갔고, 반면에 그들의 인간적인 술수에 넘어가지 않은, 하나님 중심의 지도자 다윗을 통해서 통일왕국은 세워져 갔다.
에센 지역교회 연합 말씀 사경회 강사 조병수 교수님의 설교 중 기억나는 한 마디. “교회 제1 사명은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 꽈~악 붙어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마치 머리 잘린 닭이 피 흘리며 이러 저리 뛰어다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러저러한 인간적인 수고와 노력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 가만히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이다. 공동체의 통일도 거기서 오고, 나의 내면의 통일도 거기서 온다. 주님 말씀 안에 참 자유와 평화가 있다. 그게 내가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