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일기

말씀일기 110611 레5장 “눈, 귀, 손, 입”

유럽의 바람 2011. 6. 12. 06:55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그대로 증언하지 않는 것이 죄라는 말씀(1-4). 특히 1절 말씀은 얼핏 죄인의 죄상을 듣고 본 대로 고자질하라는 뜻으로 들려 조금 께름칙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저질러진 죄로 인해 손해보고 상처받은 피해자, 즉 약자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 것이 죄라는 말씀 아닌가. 때로는 귀찮아서, 때로는 사적인 친분관계 때문에, 때로는 권력과 금력에 눌려서, 분명히 보고 들은 것을 돌려 말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할 수도 있다. 그런 것 생각하면, 여기 독일 사람들 신고정신 투철한 거 꼭 나쁘게만 볼 일이 아니다.

 

우리들의 온 몸, 그 중에서도 눈, , 입 등이 모여 있는 얼굴 관리를 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잘 보고 잘 들어야 하고, 부정한 것에 손을 대지 않도록 해야(2-3) 한다. 그 중에서도 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오늘 말씀에서 또 깨닫는다. ‘증언에 관한 것(1), ‘맹세에 관한 것(4)도 모두 을 어떻게 벌리느냐 하는 문제이다. 요컨대, 보고 들은 일을 모르쇠 하는 것도 문제요, 아직 되지 않은 일에 과도하게 입을 벌려 말하는 것도 문제라는 말씀이다.

 

입의 위력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야고보는 이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안 사람이다.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3:8-10a).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3:2).

 

야고보는 심지어 선생된 자는 말을 많이 하게 되므로 더 큰 심판을 받게 되니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3:1)고 까지 했다. 정말, ‘딱 필요한 만큼만 입을 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생각도 해보지만 과연 가능할까? 그게 가능하다면 성인, 아니 신이 아닐까? 그렇다면, 방법을 다른 쪽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부지불식간에 더러워진 내 입술을 빨리 주 앞에서 씻어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나의 죄인 됨, 나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이 허물 많은 입술로도 오늘 찬양을 드리고, 이 허물 많은 입술로도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말하고, 이 허물 많은 입술로도 그가 옳았다고 말함으로 정결케 될 것이다.

 

실감나게 표현한다고 하다가 부지불식간에 과장을 하거나 없는 말을 꾸며대기도 하는 내 모습을 오랜 동안 봐 왔던 나로서는, 물론 정직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 하겠지만,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 앞에 그저 철퍼덕 엎어질 뿐이다.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입술을 숯불로 지져 주소서.